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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직면한 ‘대구로’ 신규가입 70%↓…대구로페이 예산 미편성도 한몫

2025-05-12 20:35
위기 직면한 ‘대구로’ 신규가입 70%↓…대구로페이 예산 미편성도 한몫

시민종합생활플랫폼 대구로 화면. <영남일보DB>

공공배달앱 성공 모델로 꼽혔던 '대구로'의 성장세가 확 꺾였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 등 민간 거대 자본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으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로 주문건수는 총 207만2천411건으로, 전년(231만7천102건)보다 약 11% 줄었다. 2년 전(266만3천622건)과 비교하면 20% 넘게 감소한 규모다. 주문금액도 2022년 6천318억원에서 2023년 5천702억원, 지난해 5천177억원으로 매년 줄고 있다.

이용자 유입 역시 큰 폭 감소했다. 지난해 대구로 신규 회원가입자는 6만6천354명으로, 전년(19만8천169명)보다 70% 가까이 폭락했다. 앱 설치 건수는 2023년 35만9천434건에서 2024년 20만5천196건으로 줄었다. 이 같은 대구로의 하락세는 배달 앱 시장의 재편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최근 1년 새 배달 앱 시장은 배민의 독주와 요기요의 추락, 쿠팡이츠의 약진 등으로 요동치고 있다. 2023년 배민(65.8%)과 요기요(19.0%)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10.5%)를 기록했던 대구로는 쿠팡이츠의 약진(2023년 4.7%→2024년 10.2%)에 지난해 점유율 4위(9.0%)로 내려앉았다.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도 무너졌다.

대구로의 위기는 대구시의 지역사랑상품권(대구로페이) 예산 미편성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대구로는 중소기업·소상공인으로 분류돼 대구로페이 사용에 따른 중복할인이 가능했다. 이는 배민·요기요 등 민간 배달플랫폼과 확실한 차별점이었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 따른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삭감으로 2022년 1조1천억원이었던 대구로페이 발행 규모는 지난해 2천828억원으로 2년 새 4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올해 정부 예산안 역시 대폭 칼질(1조원→4천억원)되면서 대구로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자체 편성에 대해 대구시는 미온적이다. 해당 사업에 대한 지방비 매칭 비율이 매년 늘면서 발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탓이다. 포항 등 타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대구로페이 할인율은 7%로, 이중 국비 보전 비율은 2%(57억원)였다. 나머지 할인분(5%, 141억원)은 시비였다. 2020년(할인율 10%, 국비 비율 8%)과 비교하면 지자체의 부담이 큰 폭으로 올랐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갈수록 국비가 줄고 지방비가 늘어나는 구조"라며 “대구는 재정여건이 어렵다 보니, 국비 비율이 줄면 발행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항 등 재정 상황이 괜찮은 지자체는 국비 지원 없이도 지방사랑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지만, 대구는 그렇지 않다. 올해 발행규모 역시 기재부에서 국·시비 매칭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수요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로의 문어발식 확장이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 배달앱으로 출발한 대구로는 시민생활종합 플랫폼을 표방하며 현재 대구로택시와 비즈, 대리운전, 꽃배달 서비스 등을 운영 중이다. 본체 격인 대구로가 흔들리면서 이들 서비스 또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민의 애향심에만 기댄 마케팅 및 영업 방식이 결국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김재용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은 “서비스를 무작정 문어발식으로 넓혀만 가는 게 문제다. 한 개 서비스도 제대로 못하면서 여러 개를 하다 보니 집중투자를 할 수 없는 구조"라며 “개발업체 측에서도 더 이상 투자 여력이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홍보 예산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 상품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예산 지원도 공공이 사기업을 도와주는 것처럼 인식돼 부정적 시각이 많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무의미한 시장 점유율 경쟁보다는 '공공성'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결식아동 배달 앱 사업이라던지 착한 가격업소 배달 수수료 지원 등 공공적인 측면을 더욱 강화해 민간과 차별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로는 민관협력 형태로 운영되는 대구형 생활종합플랫폼으로 2021년 8월 운영을 시작했다. 대구시가 행정적 지원과 홍보 같은 간접 지원을 하고 위탁운영기관인 대구테크노파크가 서비스 운영 관리를 한다. 민간업체 인성데이타가 실질적인 운영사로, 앱과 고객서비스센터를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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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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