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장 30만 건 주문 폭주
배송 인력 “오늘 일 못 했다”

지난 21일 쿠팡에는 육개장 사발면 36개가 5천40원에 판매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쿠팡 배송 직원들이 '육개장 컵라면 배송 대란'을 겪었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등록된 제품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퍼지면서 주문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쿠팡에는 육개장 사발면 36개 묶음이 5천40원에 판매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평소 1개당 1천원 안팎에 판매되는 제품이 개당 140원꼴에 등록된 것이다. '믿을 수 없는 핫딜'은 순식간에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공유됐고, 약 30만 건의 주문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한 물량에 쿠팡 물류센터는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배송 인력은 연장 근무에 투입됐다. 일부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육개장 때문에 물류센터가 뒤집어졌다", "오늘은 일 못 했다"는 후기를 커뮤니티에 올리며 고충을 토로했다. "갑자기 물량이 늘어 급하게 불려나갔다", "오후까지 육개장만 포장했다"는 글도 이어졌다.
쿠팡은 해당 가격이 담당자의 실수였는지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주문을 예정대로 배송하겠다는 방침이다. 쿠팡 관계자는 "잘못된 가격이 일시적으로 노출되는 이슈가 있었으나 고객과 신뢰를 위해 배송되고 있는 주문 건에 대해서는 그대로 이행하기로 했다"며 "품절로 주문이 취소된 고객에게는 소정의 쿠팡캐시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육개장 대란'으로 쿠팡이 입은 손실은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실수였어도 약속을 지킨 쿠팡", "마케팅 비용으로 보면 효과적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 "왜 나는 이걸 몰랐냐"는 아쉬움 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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