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권 CSO “수개월 내 서울사무소 설립”
한국, 미국 다음 챗GPT 유료 고객 많아
‘한국형 AI’ 개발 속도…AI 생태계 대격변 전망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운데)가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 언론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국내 진출을 공식화 했다. 법인 설립 첫날부터 정치권과 만나 AI 공약을 점검하며 국내 AI 생태계의 대격변을 예고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국내 언론과 만나 한국에 법인을 공식 설립했다고 밝혔다. 수 개월 안으로 서울에 첫 번째 사무실을 열고 국내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오픈AI는 아시아에서 일본 도쿄, 싱가포르에 지사를 두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영국 런던, 아일랜드 더블린,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파리 등 11개 도시로 지난 1년간 지사를 확대했다. 챗GPT 등 오픈AI 제품의 주간활성사용자 수는 5억명 이상으로 유료 기업고객은 200만곳이 넘는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챗GPT 유료 구독자를 보유한 곳이다.
오픈AI는 국내에 공식 진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카카오, 크래프톤, SK텔레콤 등 주요 기업과 AI 기술 관련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을 확대해 왔다.
오픈AI는 한국 진출로 국내 정책 입안자와 기업, 개발자·연구자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한국형 AI'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CSO는 "한국은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AI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풀스택 생태계를 갖추고 있으며, 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AI 선도국"이라고 평가했다.
오픈AI의 국내 진출에 정치권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오픈AI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차기 정부와의 협력 방안, 한국 내 인공지능(AI) 투자 방향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측은 '에너지·AI 고속도로' 건설 등 이재명 후보의 AI 공약에 대해 집중 설명하며 오픈AI 측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문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 후보는 한국을 AI 강국으로 만들어 모든 국민이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를 위해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국부펀드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AI과학정책본부장인 최형두 의원도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오픈AI 제이슨 권 CSO와 면담을 갖고, AI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등 양측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모두 오픈AI와의 연쇄 접촉을 통해 차기 정부 주도의 AI 전략 구상과 협력 인프라 구축을 선점하려는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대선은 미래 기술 주권을 둘러싼 외교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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