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설문서 인사 관련 키워드 가장 많아…승진·평정·전보에 드러난 불만
7월 정기인사 앞두고 “연공서열·줄세우기·평정 관행 바뀌어야” 목소리 확산

경주시청 전경. 영남일보DB
경주시청 공무원들이 최근 익명 설문조사를 통해 조직 내 인사 제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드러냈다.
전국공무원노조 경주시지부는 지난 4월 소속 조합원 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좋은 직장 만들기 프로젝트'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최근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승진, 평정, 전보, 인사관행 등 조직 내 인사 제도에 대한 불만과 개선 요구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모바일 방식으로 총 1천549건의 서술형 자유응답으로 접수됐다. 참여자는 대부분 6급~9급 직원으로 설문 문항은 '간부, 중간관리자, 실무자, 시장, 시의원, 지부장 등에게 바라는 한마디' 등의 7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응답 가운데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단연 '인사'였다. 응답자 가운데 "직원들을 부품처럼 보지 말고, 본인들 승진을 위해 밑에 직원들을 희생시키지 말라"고 날을 세운 사람도 있었다.
승진 적체에 대한 호소로 "9급에서 8급으로 근속 승진되는 것도 특수한 사례"라고 꼬집었고, 근무성적평정과 관련해선 "등급 부여 기준이 불명확하고, 평정권자가 기분 따라 정하는 것 같다"는 반응과 "일은 잘했지만 상사와 가깝지 않아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말도 나왔다.
전보 인사 역시 "직렬과 무관하게 순환시키는 관행은 문제가 있다", "인사발령이 갑자기 나서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한다"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특히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를 병폐로 꼽았다. "경력 30%, 실력 70%로 반영해야 조직이 살아난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루며 인사시스템 변화를 통해 조직 신뢰를 회복하자는 요구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인사철마다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소문과 험담이 특정 직원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간다", "전화 돌리며 직원 험담하는 사람들이 진짜 부지런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답변과 "술 시중 잘 드는 근태 불량 직원이 승진하는 걸 보며 사기가 꺾인다"는 응답이 나와 조직 내부 정치와 줄세우기 문화에 대한 피로감을 드러냈다.
한 공무원은 "인사철마다 직원 간 경쟁으로 병들지 않게 해달라"면서, "승진이 축복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되는 구조를 바꿔달라"고 토로했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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