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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평생 희생한 아내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 딴 80대 어르신

2025-07-09 11:53
김진만씨가 자신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들고 박선옥 해바라기요양보호사교육원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만씨 제공>

김진만씨가 자신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들고 박선옥 해바라기요양보호사교육원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만씨 제공>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가 아니라 책만 덮어도 잊어버리는 나이에 요양보호사자격증을 취득해 화제다. 주인공은 대구시 서구 내당동에 살고 있는 김진만(86)씨다.


김씨가 요양보호사자격증에 도전하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다. 85세인 부인이 장애로 장기요양 5등급 판정을 받았다. 다른 사람이 부인을 돌보는 것이 맘에 들지도 않았고 배우자인 본인이 직접 돌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3월 거동이 불편한 부인의 손을 잡고 학원을 방문했다. "우리 영감 꼭 합격하게 해 주이소. 그래야 영감이 나를 돌 볼 수 있어요." 부인이 건넨 말이다. 당시 상담을 한 해바라기요양보호사교육원 박선옥 원장은 그날 김 어르신 부부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학원에 등록을 하고 3월31일부터 5월13일까지 이론·실기·실습까지 총 320시간을 이수하고 지난달 2일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했다. 같은달 17일 대구시로부터 요양보호사자격증을 전달받았다.


김씨는 수강기간 동안 지각, 조퇴, 결석이 한 번도 없어 학원으로부터 '위대한 학생 상'을 수상했을 만큼 성실하고 이해력도 뛰어났다. 토·일요일에도 학원에 나와서 컴퓨터 다루는 법과 복습도 하였다. 자꾸만 머리 밖으로 도망가는 글자 때문에 반복학습을 꾸준히 진행했다. 그에게 자격증 취득은 나를 위해 평생 희생한 부인을 내 손으로 간병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김씨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하루 8시간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것으로 그에게는 '중노동'이었다. 시설에서 하는 현장 실습 또한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거의 서서 근무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려움도 참고 견디는 인내가 필요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인을 직접 돌봐야한다는 일념으로 죽을 힘을 다했다.


요양보호사자격증은 인내의 시간이 가져다 준 결실이기에 더 자랑스럽고 값진 선물이다.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도와준 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고 항상 잘 가르쳐 주고 독려해 준 박 원장과 교사, 공부를 도와준 같은 반 수강생들과 항상 응원해준 가족들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고령의 부인을 돌보며 지내고 있는 김씨는 요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배운 이론 덕분에 부인을 이해하는 정도가 달라졌다. 전에는 몰랐지만 배우고 나니 부인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며 앞으로도 부인을 보살피면서 최선을 다해 여생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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