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원 77년만에 최초 여성 기재위원장
임 “대구경북 서민경제와 정치 자부심 살릴 것”

기재위원장에 선출된 임이자 의원이 14일 영남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이자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기획재정위원회는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예산, 조세, 경제정책 등 재정·경제 분야 전반을 다루는 핵심 상임위다. 여기에 헌정 사상 최초 여성 기획재정위원장이 탄생해 정치권에 주는 메시지도 상당하다. 이번 선출로 임 의원은 국회 개원 이후 약 77년 만에 기재위원장을 맡은 첫 여성 의원이라는 기록을 쓰게 됐다. 위원장으로 선출된 그는 여성의 리더십과 서민 경제를 강조하며 "기재위원장으로서 대구경북 서민경제를 살리고, 당중진의원으로서 대구경북(TK)의 정치적 자부심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 기재위원장으로 선출됐는데.
"제 개인의 영예를 넘어, 우리 사회가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핵심 가치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긍정적 변화의 징표라고 생각한다. 또 당에서도 기획재정위원회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에게 위원장 자리를 맡긴 것에 대한 부담감과 감사함이 공존한다. 그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9년간, 그 중 7년을 간사로서 성실하게 활동하며 쌓아온 저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신뢰해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여당일 때 제가 공격수 역할을 많이해 걱정했지만, 민주당에서 많은 의원들이 찬성해줬다. 민주당에서 그간 노력을 인정해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본회의에서 여당을 향해 정치 복원과 관련해 쓴소리를 날렸는데.
"정치가 가져야 할 가장 주요한 부분을 뽑아보면 정치 열정, 균형 감각 그리고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이 3가지가 없이 정치적 신념만 가지고 정치를 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예컨대 상법 개정안의 경우 주주 보호도 중요하지만 이를 너무 우선시하다가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만약 기업이 도산되거나 기업이 망하거나 아니면 못 견디고 기업이 해외 이전했을 때는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보게 된다. 이처럼 민감한, 민생과 직결되는 현안에 대해 전체공개회의를 하자고 제안할 생각이다. 양쪽 이야기가 일리가 있을 경우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그래도 답이 안나오면, 국민들께 정책 여론조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는 절충안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냥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이는 건 안된다."
▶지역발전을 위해 지역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인데.
"지역발전을 위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단순한 투자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지역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전략적 투자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투자는 지역의 미래를 견인하는 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구 K2군공항의 경북 이전은 단순한 공항 재배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경북 내륙권을 신성장 동력의 중심지로 도약시킬 수 있는 대전환의 기회다. 이에 이 기회를 성공적인 지역발전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항공산업 클러스터 △항공물류 △스마트 모빌리티와 그린에너지 등을 유기적으로 이어줄 경제특구 지정 등이 시급하다. 같은 이슈가 있는 광주 지역 정치권들과 힘을 합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도 단순한 국제행사 개최를 넘어, 경북과 경주 지역의 중장기적 투자유치와 산업발전의 기폭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주시와 경북도, 국회가 APEC 개최를 계기로 한 연계 지역투자 활성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투자유치, 산업육성, 도시브랜드 강화에 대한 전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주가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 마련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분위기를 보고 답답해하는 지역민들이 많다.
"많은 지역민들께서 요즘 당의 모습에 실망과 걱정을 동시에 안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민의힘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보수의 가치를 지켜온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의 헌신과 신뢰 덕분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처럼 당이 어수선할수록 중심이 필요하다. 그 중심은 바로 TK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당이 다시 국민께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선봉에 서겠다. 실망하신 지역민들께 품격 있는 보수 정치로 보답하겠다. 국민의힘은 반드시 바로 설 것이고, 그 과정에서 경청과 소통, 책임 있는 실천의 정치로 그 역할을 다하겠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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