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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Talk] “어른도 너희처럼 엉뚱하고, 환상을 꿈꾸기도 한단다”

2025-07-31 15:13

‘사과의 몸속에는 사각형이 살고 있어’
대구 시인·아동문학가 권기덕의
창비어린이 등단 이후 두 번째 동시집

두 번째 동시집 '사과의 몸속에는 사각형이 살고 있어'를 펴낸 권기덕 아동문학가. " style="width:700px;height:525px;">

두 번째 동시집 '사과의 몸속에는 사각형이 살고 있어'를 펴낸 권기덕 아동문학가. "제 안에 동심으로 가득 찬 사각형들을 세상 밖으로 모두 빠져나가게 하느라 몸을 늘였다 줄였다 했다"며 출간 소감을 전했다. <사진=조현희기자>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인 권기덕이 두 번째 동시집 '사과의 몸속에는 사각형이 살고 있어'를 펴냈다. 그는 2017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에 당선됐고, 그 전에 2009년 '서정시학' 시 부문으로 먼저 등단했다. 하지만 그의 '본캐'는 초등교사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순수하고 기발한 상상에서 동시의 영감을 얻고, 이를 아름다운 언어로 수놓는다. "제 안에 동심으로 가득 찬 사각형들을 세상 밖으로 모두 빠져나가게 하느라 몸을 늘였다 줄였다 했다"는 그는 이번 동시집으로 아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고 지지한다.


▶이번 동시집에서 중점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랑과 응원이다. 창밖을 내다보는 아이, 가상현실 속에 빠진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동시집에는 현실 공간과 사이버 공간, 상상의 공간 등 다양한 공간들이 나온다. 이 다양성이야말로 바로 아이들 세상이고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그런 세상에서 괜찮다고, 응원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어른도 사실은 너희들처럼 엉뚱하고 웃기고, 환상을 꿈꾸기도 한다고, 그런 솔직한 마음은 사랑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시집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꽃만 붉었다'(걷는사람)도 동시에 펴냈다. 일반 시를 쓰다 동시를 쓰는 것이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자녀들이 막 자라기 시작할 즈음, 아이들과 함께 동시를 써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엉뚱함이 서늘한 그늘처럼 진지하기만 했던 제 시들에게 어떤 충격과 함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줬다. 지금도 그때의 행복감으로 글을 쓰고 있다. 아침에 등교할 때는 어린이의 눈빛이었다가 점점 어른의 심장으로 자라서 퇴근 이후의 삶은 보다 깊어진 시인의 감정으로 살아간다."


사과의 몸속에는 사각형이 살고 있어/권기덕 지음/도원 그림/창비/124쪽/1만3천원

사과의 몸속에는 사각형이 살고 있어/권기덕 지음/도원 그림/창비/124쪽/1만3천원

'모서리 때문에 아프지 않냐고요?/ 각진 마음이 생기지 않았냐고요?// 글쎄요, 내 둥긂 속에 사각형들을/ 잘 버무렸나 보죠/ 친구들은 내가/ 달콤한 행복을 준다며 좋아했어요// 사각사각사각사각사각사각사각사각사각……/ 바로 사과의 말이니까요' ('사과의 말' 중)


▶표제작 '사과의 말'에 담긴 발상이 참 독특하다.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꽃만 붉었다'에 담긴 마지막 작품 '채도의 부력'을 쓰다가 발상이 떠올랐다. '채도의 부력'에서는 사각형의 관을, 동시에서는 사각의 햇빛과 빛방울, 사각의 벌레와 새 등을 떠올렸다. 먹는 '사과'와 친구에게 다툰 뒤 '사과'하는 단어의 다의성을 활용한 말놀이 기법도 활용했다. 그림책 '아빠와 사과 퓌레'에는 '아빠 손은 따뜻해요. 아빠 손가락에서는 달콤한 사과 퓌레 맛이 나지요'라는 문장이 나온다. 저는 이 부분에서 '사과의 말' 또한 따뜻한 맛의 동시로 만들고 싶었다."


권기덕 아동문학가의 '본캐'는 초등교사다. 그는 매일 만나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기발한 상상에서 시적 영감을 받는다. <사진=조현희기자>

권기덕 아동문학가의 '본캐'는 초등교사다. 그는 매일 만나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기발한 상상에서 시적 영감을 받는다. <사진=조현희기자>

▶'콜라 바다'처럼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들이 다수 담겼다. 평소 어디서 시적 영감을 받나.


"아이들이 접하는 단어, 소재,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무엇보다 해체나 결합의 방식, 재구성 등 재미있는 형식을 고민하고 사물이나 풍경을 직접 찾아나서기도 한다. 또 확실히 저학년 아이들의 말들은 저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제가 많이 배웠다. 수업 때마다 아이들의 말들을 받아적기도 했다. 그런 기발한 말들이 저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줬다."


▶'숟가락 교실' '로봇 뱀' 등 산문 형태의 동시들도 실렸다.


"참 재미있다고 느낀 동시가 있다. '너하고 안 놀아'(창비, 1995)라는 현덕 동화집이다. 서술 구조는 동화였지만 시적인 운율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 동화에 실린 일제강점기 속 어린이들의 놀이 모습이 참 슬프기도 했고 천진난만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랑의 감정과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저도 현덕 선생처럼 가끔 산문의 형태로 아이들의 세상을 그런 동시로 표현하면 좋겠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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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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