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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의 새로운 문화단지 달성] 6. 모두의 특별한 문화, 달성문화도시 (상)

2025-08-04 20:20

주민과 예술가, 달성을 오가는 모두가 함께 만들고 누리는 문화

달성 다사·하빈 권역에서 시민그룹 회원들이 활동 하고있다.  달성군은 주민 모두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모두의 문화' 사업을 통해 시민그룹의 활동을 지원한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달성 다사·하빈 권역에서 시민그룹 회원들이 활동 하고있다. 달성군은 주민 모두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모두의 문화' 사업을 통해 시민그룹의 활동을 지원한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문화도시 취지 살려 올해 사업명 바꿔

'Imagine-달성 2000' → '모두의 문화'

외국인도 이곳 문화 만들어가는 주민

기존보다 2~3배 많은 주민 31팀 비롯

예술가 그룹 20·프로젝트형 4팀 지원

문화우체국 등 4개 권역별 거점 활용

달성군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바로 '문화도시'다. 공식적으로 이 명칭을 쓰기 시작한 지도 이제 2년이 넘었다. 특히 대구 시내 구군 가운데서는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지역 안팎에서 많은 주목이 이어졌다. 곳곳에서 펼쳐지는 문화행사나 프로그램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제는 달성군 대신 아예 '달성문화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그간 문화도시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한 셈이다.


물론 그 속에는 이곳만의 특별한 문화도 자리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특색이다. 문화도시의 취지 자체가 그 지역만의 문화적 특색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특별한 이곳만의 문화란 무엇일까. 마침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업이 있다. 이름부터 그런 특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두의 문화'라는 사업이다.


◆주민들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사업


'모두의 문화'는 이름 그대로 주민 모두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꽃꽂이나 바느질 같은 작은 모임에서부터 공연이나 체험 등의 행사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의 모든 활동을 지원한다. 눈에 띄는 점은 이런 활동을 이곳에 사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손으로 직접 문화도시를 일군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문화도시 지정 이후 지금까지 달성군에서 펼쳐진 문화행사의 상당수를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했다.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특색이다. 다시 말해 이곳의 특별한 문화는 다름 아닌, 이곳의 주민들이 만든 문화인 셈이다. 모두의 문화는 이런 문화를 달성군에 정착시킨 사업이다.


특히 사업 3년차를 맞은 올해는 이런 주민들의 활동 지원을 대폭 늘렸다. 기존보다 2~3배 많은 총 31팀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활동 규모에 따라 각각 최대 100만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이미 지난 4월부터 달성군 곳곳에서 이들 시민그룹의 활동이 이뤄진다. 이렇게 10월까지 총 6개월 동안 상시적으로 주민들이 직접 기획한 크고 작은 문화 프로그램들을 펼친다. 이곳의 문화가 왜 특별할 수밖에 없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민그룹 '우정국'의 활동 모습. 이들은 화원에 있는 '문화우체국'에서 100년이 넘은 이 우체국 건물의 특징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시민그룹 '우정국'의 활동 모습. 이들은 화원에 있는 '문화우체국'에서 100년이 넘은 이 우체국 건물의 특징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그 가운데는 '우정국'이라는 팀도 있다. 이들은 화원에 있는 문화우체국에서 100년이 넘은 이 우체국 건물의 특징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가꿔 온 주민이자, 우정국 대표를 맡고 있는 박진희 활동가는 "알다시피 주민들의 힘만으로 이런 활동을 이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다행히 그런 부분을 계속 도전할 수 있게 해주는 '모두의 문화'와 같은 사업들 덕분에 정말로 문화도시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SNS로 대변되는 요즘의 정서를 벗어나, 엽서나 편지쓰기 등의 문화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갈수록 잊혀가는 동네 우체국의 역사를 되살리고 있다. 소박한 활동이지만 그만큼 정성어린 손길이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친근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 사이 입소문을 타고 이곳을 들르는 사람도 늘고 있다. 대규모로 펼쳐지는 문화행사들과는 전혀 다른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의 문화는 주민들의 이런 작은 활동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보호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달성 가창 권역에서 펼쳐진 시민그룹의 활동 모습. 사업 3년차를 맞은 올해 달성군은 총 31팀의 시민그룹 활동을 지원한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달성 가창 권역에서 펼쳐진 시민그룹의 활동 모습. 사업 3년차를 맞은 올해 달성군은 총 31팀의 시민그룹 활동을 지원한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예술가들이 함께해 더욱 특별해지는 문화


이 사업에서 말하는 '모두'가 달성군 주민만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다. 여기에는 일상에서 달성군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도 포함된다. 이른바 관계인구다. 실제로 달성군의 문화도시 슬로건 역시 들락날락하는 모두에게 호혜로운 문화도시다. 이곳과 관계하는 사람들이 늘수록 이곳의 문화도 더욱 풍성해진다는 뜻이다. 이런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있다. 바로 예술가들이다.


모두의 문화는 주민들의 활동뿐 아니라, 예술가의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대상은 대구 지역의 예술가들이다. 달성군과 실질적으로 관계할 수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이 있다. 활동은 반드시 달성군에서 펼쳐야 한다는 점이다. 이곳, 달성의 문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주민들이 만드는 문화와 더불어 예술가들의 전문성까지 더하는 방식이다.


예술가그룹 '협동조합 대구문화창작소'가 지난 6월 '모두의 문화' 사업 지원으로 개최한 '외국인 노래 경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예술가그룹 '협동조합 대구문화창작소'가 지난 6월 '모두의 문화' 사업 지원으로 개최한 '외국인 노래 경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협동조합 대구문화창작소도 그런 예술가 중 한 팀이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개관한 달성예술극장을 운영하며 이미 달성군에서 공연과 주민체험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단체이기도 하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통해 또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 외국인 노래 경연대회다.


달성군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 행사의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 경연에는 반드시 참가자의 모국어 노래가 포함돼야 한다는 점. 참가자를 위한 문화적 배려다. 둘째, 경연은 유튜브로 생중계된다는 점. 고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과도 함께 즐기기 위해서다. 이런 까닭에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여 명이 본선에 올라 열띤 경연을 펼쳤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재봉씨는 "달성군에 공단이 많다보니 일자리를 찾아 온 외국인도 많을 거라 생각했다.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차에 마침 이런 사업이 있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큰 보람을 얻고 있다는 그는 "이들 외국인 역시 이곳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민"임을 강조했다. 주민들의 활동이 이곳의 문화를 특별하게 만든다면, 예술가들의 활동은 이처럼 문화의 범주 자체를 확장시키기도 한다. 사업이 주민과 더불어 예술가들의 활동까지 지원하는 이유다.


이와 같은 예술가그룹은 올해 총 20팀이 선정됐다. 대부분 공연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그룹별로 300만원의 금액을 지원받는다.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그룹과 마찬가지로 이미 달성군 곳곳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프로젝트형 그룹도 추가했다. 총 4팀이 선정돼 청년과 달성이라는 주제를 연결하는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프로젝트라는 이름답게 지원금도 500만원이다. 달성군의 새로운 문화까지 만날 수 있는 이들의 프로젝트는 9월 한 달간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일종의 축제 같은 형식이다.


달성 화원ㆍ옥포․논공 권역의 거점인 '문화우체국'에서 펼쳐진 예술가그룹의 활동 모습. '모두의 문화' 사업은 달성군을 이루는 4개 권역에서 고르게 펼쳐지고 있다.<달성문화재단 제공>

달성 화원ㆍ옥포․논공 권역의 거점인 '문화우체국'에서 펼쳐진 예술가그룹의 활동 모습. '모두의 문화' 사업은 달성군을 이루는 4개 권역에서 고르게 펼쳐지고 있다.<달성문화재단 제공>

◆지역을 바꾸는 모두의 문화활동


올해 모두의 문화 사업은 이밖에도 여러 면에서 눈길을 끈다. 우선 이런 활동들이 특정 지역에만 편중되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사업은 달성군을 이루는 4개 권역에서 고르게 펼쳐지고 있다. 문화우체국, 송해기념관, 다사로운 다사, 문화의 빛 하모니 등 곳곳의 권역별 거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까닭이다. 이에 따라 다문화, 특산물, 젊은 부부, 시니어 등 각 권역의 특성이 드러난 활동도 늘고 있다.


사업명 자체도 올해부터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명칭은 'Imagine-달성 2000'이었다. 오랫동안 문화도시를 함께 준비한 주민 2천000명의 상상을 실현시킨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문화도시로 지정된 지 2년이 지나면서 또 다른 변화가 필요했다. 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달성문화도시센터 관계자는 "그동안은 주민들이 만드는 특별한 문화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런 문화가 지속가능 하도록 확장하는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기존의 사업에 권역별 사업의 기능을 더해 확장된 형태의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사업명 또한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은 모두의 문화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변화만 있는 건 아니다. 이 사업이 추구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만큼은 여전히 그대로다. 문화를 통한 지역 현안의 해결이다. 거창한 말이 아니다. 여기에는 이웃 간의 사소한 문제부터 주변 환경을 바꾸는 일도 포함된다. 동네 우체국의 역사를 되살리는 일이나, 외국인을 위한 노래 경연도 마찬가지다. 크든, 작든 이런 문화활동 하나하나가 바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이렇듯 이 사업은 이곳의 문화가 단순한 특별함을 넘어, 앞으로의 지역까지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곳의 문화를 가장 특별하게 만드는 셈이다. 주민과 예술가, 이곳을 오가는 모두가 함께 만드는 방식을 통해서 말이다. 그렇게 이 사업은 달성문화도시 자체를 압축하고 있다. 그 속에는 모두를 위한 문화가 자리해 있다. 그것은 또한 앞으로 더욱 특별한 문화도시로 거듭날 달성군의 모습이기도 하다.


글=이선욱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달성문화재단 제공


<공동기획-달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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