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이 토끼풀밭에서 옛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토끼풀꽃반지를 만들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점순 시민기자
유년 시절 보물찾기 하듯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찾아 토끼풀밭을 헤맨 기억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지만 중년 이상 세대에게는 토끼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다.
공통분모처럼 가질 수 있는 추억이라면 토끼풀꽃으로 시계나 반지를 만들던 기억이다. 장난감이나 손목시계가 흔하지 않던 시절 하나쯤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토끼풀꽃시계와 반지를 등장시켰는지도 모른다. 토끼풀은 무성한 초록색 잎을 방석처럼 깔고 솜뭉치 같은 꽃들이 피어난다. 장대처럼 기다랗게 피어난 꽃들을 꺾어 반지나 시계를 만들고 머리를 땋듯 촘촘하게 엮어 화관도 만든다.
대개의 토끼풀은 세 개의 잎이지만 흔치 않게 네 개의 잎도 발견된다. 행운의 상징이다. 조심스레 뜯어낸 네잎클로버는 두툼한 책 속에 끼워 말린다. 그렇게 말려진 네잎클로버는 마음의 정표로 누군가에게 전해지기 일쑤다. 네잎클로버에 무슨 추억과 어떤 사연을 담고 있는지를 다 말할 수는 없지만 클로버만 보면 그 시절에 대한 생각들이 게임기 속 두더지처럼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돋아난다. 토끼 풀밭에 쪼그리고 앉아 그때처럼 무수한 세 잎 클로버 속에 숨바꼭질을 하듯 숨겨 있는 네잎클로버를 찾는다.
그때의 소녀가 중년이 되어 토끼 풀밭에 앉았다. 토끼풀꽃반지를 만들어 끼워주고 행복의 세잎 클로버로 지금의 행복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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