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해 한시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비자 면제기간은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다. 오는 10월 말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란 국가행사를 앞둔 정부가 무비자 입국을 통해 중국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최근 영남일보가 경주에서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가 APEC 개최에 대해 몰랐다고 응답했다. "처음 듣는다"는 사람이 많았고, 일부는 "미리 알았다면 일정을 조정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반면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선 큰 관심을 보였다. 정부와 지자체의 획기적인 홍보전략 마련이 시급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한국 국민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중국 국경절(10월 1~7일) 전에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관계부처 간 협의를 해왔다. 상반기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252만6천여 명으로, 코로나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90%까지 회복했다. 방한 관광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이번 유커 유치 카드가 추가 방한 수요를 유발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세계 연간 관광객은 14억 명 규모이고 이들이 지출하는 돈만 2천800조 원에 이른다. 많은 나라가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이유다. 한류 열풍으로 관광객이 급증했지만, 서울에만 몰린다. 반면, 한국 대표 관광지였던 경주는 코로나사태를 겪으며 줄어든 관광객 회복이 더디다. APEC을 통해 경주가 매력적인 국제 관광도시로 재도약하길 기대한다. 한국 관광산업을 붐업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선 먼저 APEC이 성공해야 한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