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CNGR과 양극재 생산 MOU 체결
니켈 철회이후 전략수정…전구체 추진 속도 붙나
에너지저장시스템 수요 대응…제품 다각화 글로벌 공략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가 포항시 북구 영일만산업단지에 소유한 부지. <포항시 제공>
포스코퓨처엠이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서 전구체 사업에 이어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사업에도 뛰어들 전망이다.
1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8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전구체 협력 파트너인 중국 CNGR, CNGR 한국 자회사 피노(FINO)와 함께 에너지 저장시스템용 LFP 양극재 생산과 공동 마케팅을 포함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MOU를 통해 CNGR이 투자해 설립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의 사업 범위를 기존 전구체에서 LFP 양극재까지 확대하고, 생산시설 구축과 함께 시장 개척을 병행할 계획이다.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의 지분 구성은 CNGR 51%, 피노 29%, 포스코퓨처엠 20%이며 포항 영일만산업단지 내 17만1천142㎡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MOU는 포스코퓨처엠이 지난 2월 니켈 정제공장 프로젝트를 공식 철회한 지 6개월 만에 전격 이뤄졌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포항 영일만4산단에 니켈 공장과 전구체 공장을 동시에 착공하려 했으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이른바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사업성을 재검토 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포스코홀딩스와 CNGR이 6대 4로 설립한 니켈 합작사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은 법인 청산 절차를 밟았고, 부지 1만8천평을 포항시에 반납했다. 니켈 공장 계획은 취소됐지만, 포스코퓨처엠이 참여한 전구체 공장 건설은 지속 추진돼 왔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 대비 출력은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긴 수명이 강점이다. 특히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 시스템)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이 80%에 달하며,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에서도 채택이 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상반기 LMR(리튬·망간 리치) 양극재 개발을 완료한 데 이어, 고밀도 LFP 연구개발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범용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은 프리미엄급 LFP 양극재를 시장에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이번 MOU는 포스코퓨처엠이 단일 제품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고객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LMR, LFP 등 다양한 양극재 라인업과 음극재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해외 수주를 확대하고 포스코그룹 차원의 원료·소재 공급망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포항시 역시 이번 전구체·LFP 사업 재추진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 김신 투자기업지원과장은 "앞서 니켈 공장 무산으로 아쉬움이 컸지만, 포스코퓨처엠의 투자와 생산설비 확충이 지역 고용과 세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글로벌 ESS와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경우, 포항은 다시 한번 2차전지 소재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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