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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칼럼] 손흥민의 원대한 꿈

2025-08-18 08:10
박재일 논설실장

박재일 논설실장

개인적으로 취미가 있다. 어린 스포츠 선수를 지켜보는 재미다.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즐긴다 할까. 한 때는 박찬호였다. 박찬호가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던지던 고교생 시절부터 그의 기사를 즐겨 찾아봤다. 손흥민도 그랬다. 그가 15살 전후 독일로 축구 유학을 떠났을 때부터 뉴스를 추적하는게 취미가 됐다. 어쩌면 팬이 아니라 관찰자에 가깝다고 할까. 어린 손흥민은 독일에서 인종차별을 많이 겪었다.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난 손흥민이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장면에서 존경심을 갖는다.


손흥민은 아버지 손웅정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공을 좋아하는 아들의 키가 크기를 바라며 아버지가 매일 우유를 줄기차게 먹였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손흥민은 축구 선수로서는 최적의 180cm 초반의 신체를 창출했다. 유키즈 인가, 연예 프로에 드물게 출연한 손웅정은 아들이 양발을 차도록 하기 위해 속옷도 왼쪽부터 입도록 하고, 오른발 쪽에는 압침 비슷한 것을 둬서 상대적으로 덜 사용하도록 했다는 일화도 털어놨다. 수천 번의 슈팅 연습을 하고, 어릴 적에는 가급적 시합에 나가지 않고 기본기만 익히도록 했다. 손흥민은 아버지의 '특별 축구 과외'가 탄생시켰다 해도 무방하다.


손흥민이 마침내 10년의 토트넘 경력을 뒤로 하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갔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LA FC는 1천500만 유로란 역대급 이적료를 지불하고 그를 데려왔다. 그의 미국 입성은 엄청난 화제다. 미식축구, 야구, 농구가 대세인 나라인지라 실제 그런지 궁금해 LA에서 오랫동안 신문기자로 있는 친구에게 물어봤다. 정말 그렇단다. 내년도 LA FC 시즌 티켓이 최근 판매 2주만에 매진됐다나. 교포들은 물론이고 축구에 열광하는 히스패닉들도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미국 해설자들도 흥분 일색이다. 그가 미국 축구역사를 바꿔 놓을 지 모른다고 했다. 오타니가 있는 메이저리그 야구팀 LA 다저스는 오는 27일 손흥민을 초청해 시구를 맡기기로 했다.


스포츠를 전공한 또다른 친구와 대화하다 손흥민의 성공 배경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축구 실력은 당연하고 외모, 인성 그리고 리더십이라고 했다. 공감이 갔다. 현대 대중스포츠에서 외모는 스타성을 증폭시킨다. 손흥민은 K-POP 가수 같은 동양적 관점의 미남이다. 인성은 이미 영국에서도 정평이 나 있었다.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는 장면은 손흥민이 찰스 국왕을 만났을 때다. 그는 마치 영국 귀족의 아들인냥 찰스를 응대했다. 국왕이 돌아서려다 '축구는 귀하의 나라에서 배웠냐'며 대화를 이어간 이유다.


손흥민이 미국으로 건너온 이유에 대해 밝혔다. "몸과 마음을 준비해 진정 대한민국을 위해 뛰고 싶다" . 내년에 미국과 북중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의 자질 중 가장 와닿는 부분이 대한민국을 말하는 순간이다. 애국심이다. 국수주의적이라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대 스포츠의 최절정은 아직도 국가 대항이 아닌가. 손흥민은 백인 우월주의가 여전한 영국 런던의 전통명가 축구팀에서 주장 완장을 꿰찼다. 이건 그가 EPL 득점왕에다 푸스카프 상을 탄 것 이상으로 평가해야 한다. 손흥민이 은퇴한다면 행정가로 적합할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의 리더십이 만개한다면 정치를 해도 괜찮을 것이다. 요즘 한국 정치보다는 나을터다. 그런 기대는 내가 손흥민에 중독돼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즐겁다.


 


어린 선수를 지켜보는 재미


박찬호도 그랬고 손흥민도


미국 입성한 손흥민 열풍


실력 그 이상 인성과 리더십


애국심을 말할때 가장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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