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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탄 승리 국힘 全大, 그들만의 잔치는 민심 못 얻어 등

2025-08-25 08:25

내일(26일) 국민의힘 새 당 대표가 선출된다. 8월 한달간 대장정이 마무리되고 거대 여당과 싸워야 할 야당 대표의 선출이지만, '다시 국민'이라는 전당대회 구호와는 다르게 국민 관심에서 한참 동떨어져 있다. 당쇄신이나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된 경제·민생 비젼보다, 탄핵 비방전에 빠진 탓이다. 지난 22일 치러진 6차 전당대회 당 대표 투표에서 '찬탄파'가 모두 탈락하고 '반탄파'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최종 결선에 오르면서 '혹시나'하고 가졌던 기대도 '역시나'라는 생각이다.


24∼25일 두 후보에 대한 재투표를 거쳐 당 대표가 최종 선출되겠지만, 누가 되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의 승리다. 5명의 최고위원도 반탄파로 분류되는 신동욱·김민수·김재원 후보 3명이 당선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반탄파가 이끌게 됐다. 본경선 투표에서 권리당원 투표율이 44.4%에 불과할 정도로 중도파 당원들이 전당대회에 등을 돌린 마당에 강성 지지자만을 업은 반탄파 지도부로 분열된 당을 통합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이번 전당대회는 전한길 강사를 비롯해 반탄파가 휩쓸었다. 이같은 결과가 '내란 정당'이라는 프레임으로 정당해산까지 밀어붙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새로운 빌미를 줄 수 있다. 더욱 거세질 민주당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대구경북이라는 외딴 섬에 남겨져 지지자에게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아야 한다. 민주당 실정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으로 거듭나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를 1차 목표로 삼길 바란다.



◈ 한국과 일본이 함께 헤쳐가는 지방소멸 방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저출산·고령화와 수도권 집중 등 양국이 직면한 공통 현안 해결을 위한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외교·안보·경제협력을 넘어 양국 모두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 협력키로 했다는 것 자체부터 주목된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초고령화된 나라이고,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 또 한국 보다 더 일찍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의 위기를 겪었고, 이를 막기 위한 여러 정책을 펴왔던 나라가 일본이다. 지방소멸이란 용어도 2014년 일본 정부가 최초로 사용한 말이다. 일본은 아베 내각 시절의 '지방창생(地方創生)'을 비롯한 여러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펴왔다. 일본 지자체들도 청년을 지방에 머무르게 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들 정책이 모두 성공했다고 할 수 없지만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은 갖고 있다. 같은 문제에 처해 있는 지금, 일본의 성공사례와 시행착오를 정책적 교훈으로 삼는 것은 우리에게 유익한 협력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실행 체계의 마련이다. 우선 정부간 협의체를 설치해 양국 정책을 공유하고, 지자체간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청년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지역의 삶을 체험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방소멸 방지라는 공통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은 양국 국민의 유대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일 정상회담의 합의는 출발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수도권과 지방이 균형잡힌 나라로 가는 길에 이번 정상회담의 합의가 작은 불씨가 되기를 기대한다.



◈ 안동소주 한일- 팽팽한 긴장의 한미, 李 정권 외교 새국면


미국 일본을 향한 대한민국의 '전략적 관계'가 급변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정상회담 방문 국가로 일본을 선택했다. 이례적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회담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위안부 이슈나 일제 강점기 사과 문제를 놓고 만성적 갈등구조였던 두 나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정상의 만찬에서 등장한 안동소주와 이시바 총리 고향 돗토리현(縣) 맥주가 이를 상징했다.


반면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한국시간 26일 새벽)을 앞두고서는 비상이 걸렸다. 경제통상에서부터 중국을 향한 전략에 이르기까지 수면하의 갈등구조가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조현 외교부장관이 일본 방문을 생략하고 미리 미국으로 떠났다. 예정에 없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24일 전격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미간 조율해야 할 사안들이 불거지고 있다는 의미다. 강 실장은 출국 직전 "다 말씀드리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며 이같은 분위기를 시인했다.


미국은 소고기와 쌀 수입에 대한 한국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보다 확실한 태도, 즉 친미(親美)적 자세를 취해주길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 대해서도 트럼프의 기대 수준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다 1차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발(發) 관세와 미국내 한국의 투자 규모 요구치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한미 정상회담은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갈등 이슈가 크게 표면화되지는 않았다. 이번은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한미 동맹은 경제·통상과 안보, 양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대미(對美)관계가 이재명 정권 연착륙의 최대 변수가 됐다. 동시에 국익의 최대 공약수 도출도 관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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