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 올림픽 금메달 딸 것”…칠곡군 약동초 6학년 임하경의 꿈

김재욱 칠곡군수(왼쪽)가 퇴근길에 전국 레슬링대회 3연속 우승을 차지한 약동초 6학년 임하경양(가운데)을 격려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버지 임종구씨. <칠곡군 제공>
남녀 통합경기에서 태클로 남학생들을 꺾고 전국 1위를 거머쥔 12살 소녀가 화제다. 경북 칠곡군 약동초 6학년 임하경 양이 그 주인공이다. 초등부는 남녀 구분 없이 혼성으로 겨룬다.
임 양은 지난해 3월 칠곡 호이레슬링클럽에서 레슬링을 시작했다. 입문 초기, 매트 위에서 번번이 패했고 석 달 동안은 "그만두겠다"며 울며 떼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했고 결국 –60㎏급 자유형 전국 정상에 우뚝 섰다. 임 양이 처음 우승을 거둔 것은 지난 4월 전남 장흥군에서 열린 전국 레슬링대회였다.
이어 6월'제50회 KBS배 양정모올림픽제패기념 전국 레슬링대회'에서도 남학생들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4일 경남 고성군에서 열린 '제53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전국학생레슬링선수권대회'까지 제패하며, 개인전 3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레슬링을 오래 배운 또래들과 달리 승리의 비결은 단순하다. 수십 가지 기술 대신 태클 하나에 집중했다. 기본기에 충실한 집념은 누구도 쉽게 꺾지 못했다. 임 양의 성장에는 아버지의 꿈과 군 시절 경험이 담겨 있다. 아버지 임종구(50) 씨는 고등학교 시절 레슬링 선수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해군 특수부대 UDU 출신인 아버지는 '될 때까지 한다'는 UDU 정신을 딸에게 가르쳤고, 하경양은 울음을 땀으로 바꾸며 강해졌다.
임 양은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지만 지금은 레슬링이 너무 재밌다. 매트 위에 서면 오히려 신나고, 우리나라 최초 여자 레슬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금메달을 딴 뒤에는 특수부대에 들어가 군 복무를 하고 싶다. 여자도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재욱 칠곡군수는"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강한 정신력으로 우승한 하경양은 칠곡의 자랑이자 우리 아이들의 새로운 희망"이라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칠곡군민과 함께 지속적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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