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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칼럼] 장동혁의 국민의힘, 결국 분당(分黨)하나

2025-09-01 07:19
박재일 논설실장

박재일 논설실장

벌써 기억도 가물하지만 2023년 말과 2024년 정초는 윤석열 정권의 살얼음 균열이 발생한 시점이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동영상 사건이 터졌다. 총선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와서 보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각성'을 촉구한 게 분명하다. 권력의 두 축, 대통령실과 당의 대치는 마주잡은 동아줄처럼 팽팽했다. 그 와중에 1월 23일, 충남 서천읍 특화시장 화재는 흥미로운 변수였다. 대통령과 당 대표가 극적으로 만났다. 휘날리는 눈발을 배경으로 생중계 된 한동훈의 90도 인사가 인상적이었다. 그날 윤 대통령은 거의 반말조로 말했다. "여기가 장동혁이 지역구야". 한동훈은 "예"라고 답했다. 판사 출신 장동혁을 검사출신 윤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슴을 알린 셈이다. 앞서 한동훈은 장동혁 의원을 당 사무총장으로 픽업했다.


지난해 4·10 총선은 한동훈 체제로서는 참패였다. 물론 윤 대통령의 패배이기도 했다. 한동훈은 다시 대통령과 진정 맞서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대통령쪽 신호를 무시하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고, 63% 득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번 당 대표 경선에 나온 장동혁 후보를 최근 만난 필자가 물어봤다. '한동훈과의 결별은 언제 시작됐느냐?". 그는 계엄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8일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간 공동담화 발표를 지목했다. '대통령 직무배제를 전제로 한 질서있는 퇴진과 공동 국정운영'을 말한다. 대통령은 '격노'했고,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는 것. 한동훈은 결국 윤 대통령 탄핵을, 장동혁은 탄핵 반대로 굳어졌다. 완전한 결별이었다.


그 장동혁이 국민의힘 당 대표로 등극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한동훈과 전한길 두 사람중 (내년에 보궐선거가 있다면) 누굴 공천하겠느냐"는 물음에 전한길(본명 전유관)이라고 답했다. 전 씨가 설파한 '윤석열 어게인'에도 동조했다. 전 씨는 잠시 자유의 몸이 된 윤 대통령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고, 종국에 가서는 한동훈을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한 장본인이다. 장 후보는 그 논리에 몸을 실었다. "탄핵에 찬성하며 우리를 내란동조세력이라 내부 총질하는 이들은 결단해 달라"고 했다. 나가 달라는 뜻이다. 장동혁은 또 "나를 극우라 했다. 극우가 당 대표가 되니 함께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그즈음 한동훈은 "최악은 피해야 한다"며 사실상 김문수를 지지했다.


장동혁 체제가 들어서자 당이 쪼개질 운명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럴 개연성이 있고, 선례도 없지 않다. 8년전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후 집권여당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으로 갈라섰다. 분당의 명분도 복사판이다.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박근혜-윤석열)을 지키느냐 마느냐이다. 탄핵의 강을 놓고 건널지 말지 동전을 던지는 운명의 반복이다.


정당은 파벌(派閥)을 넘어, 구성원의 신념과 행동체계가 비슷해야 공존한다. 일도양단의 선택을 쌍방에게 강요한다면 같은 지붕 아래 살 수 없다. 전통보수 정당 국민의힘은 존속할 것인가? 장담할 수 없지만 정당의 역사는 그게 별 소득이 없다는 걸 가르쳐 주고 있다. 2017년 분당 사태는 돌고 돌아 지금의 국민의힘이 됐다. 쪼개봐야 춥기만 하고, 선거에서는 별 이득이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 권력을 장악한 상대당의 쾌감만 증폭된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분당은 차라리 통합일까? 국민의힘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가? 반문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건희 명품백과 갈라진 틈


한동훈·한덕수 공동 국정운영


윤석열 탄핵, 이격된 시각차


전당대회 장동혁 등장까지


분당이 차라리 통합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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