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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을 꿈꾸는 포항, 철강 도시서 바이오 허브로

2025-09-02 18:04

“철강을 넘어, 생명으로… 포항 ‘바이오메디컬시티’의 꿈” “특화단지 3관왕 포항, 마지막 퍼즐은 연구중심 의대”

지난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의 주제는 '세상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The World Can't Wait)'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각국이 절실히 확인한 바이오 혁신의 중요성을 웅변하는 말이다. mRNA 백신처럼 인류 생존을 좌우할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72개국 1천6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바이오산업이 단순한 유망 산업을 넘어, 21세기 국가와 도시의 흥망을 가르는 '최고의 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재명 정부가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힌 5대 첨단산업 'ABCDE'(인공지능·바이오·문화콘텐츠·방위산업·에너지)에도 당연히 포함됐다. 포항이 지난 10여 년간 심혈을 기울여온 '바이오메디컬시티' 구상 역시 바로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혁신적 바이오메디컬시티 구현이다. 철강·이차전지·수소산업에 이은 새 주력산업의 구축은 지역의 미래를 밝게 한다.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간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간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조감도.

◆국가 생존전략으로 부상한 바이오 산업


코로나19 팬데믹은 바이오산업을 더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생존전략으로 끌어올렸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신약, 개발, 세포·유전자 치료제, 바이오프린팅 등 첨단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다. 그만큼 국가 간,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은 대규모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미국·유럽·일본 등과 함께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수년 내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앞서가는 선진국은 물론 후발 국가들이 투자를 확대하며 맹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우리 정부 또한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북(포항·안동), 인천경기(시흥), 대전(유성), 강원(춘천·홍천), 전남(화순) 등 5곳을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로 처음 지정했다.


공모에는 전국 11개 지역이 참여했다.특화단지는 새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건 아니다. 기존 산업지역을 클러스터 개념으로 묶어서 인·허가 처리,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한다. 포항은 2023년 이차전지에 이어 지난해 바이오와 수소연료전지 특화단지로 연속 지정돼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특화단지 3관왕'을 달성했다.


◆뛰어난 R&D 기반으로 첨단기술 개발 거점


포항이 첨단 바이오 기술 개발, 글로벌시장 진출 거점으로 인정받은 것은 독보적인 R&D 기반 덕분이다. 3·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해 국내 18대뿐인 극저온전자현미경 중 4대가 설치된 세포막단백질연구소,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가 대표적이다. 국내 최초 식물백신 상용화 시설인 포항테크노파크 그린백신센터도 빼놓을 수 없다.최근에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속속 착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가 2026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착공했다. 2022년 정부 공모사업으로 유치한 이곳은 사업비 350억 원을 투입, 벤처기업 전용 건물과 각종 R&D 장비를 갖춘다. 해양생물 유래 신소재·신약 개발을 주도할 해양바이오메디컬실증연구센터는 해양수산부 국비 지원을 받아 2027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여기에 2023년과 2024년에 문을 연 바이오미래기술혁신연구센터(사업비 565억원), 바이오프린팅 인공장기 상용화지원센터(사업비 165억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기관과 포스텍·한동대 등에서 연구하는 석·박사급 전문인력은 올해 상반기 기준 모두 2천126명에 이른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바이오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미래를 내다보는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K-바이오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해 지방 소멸 극복의 모범사례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린바이오'에 거는 기대


포항시는 오는 10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할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에 인근 시·군과 손을 잡았다. 포항은 동물용 의약품, 안동·의성·고령은 천연물 소재, 상주·예천은 면역 증가 백신 등이 주력 분야다. 산업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창업기업의 혁신기술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그린바이오산업은 생명공학 기술을 농업·축산업·식품 분야에 적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을 말한다.


바이오산업은 응용 분야에 따라 그린, 레드(의약·헬스케어), 화이트(친환경 연료), 블루(해양 분야) 등으로 나뉜다. 특히 지난 1월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는 농업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이와 관련, 포항은 지난해 정부 '그린바이오 소재 첨단분석시스템 구축사업'에 선정됐다.


인공지능,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제조공정 속도, 생산효율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줄 핵심 시설이다. 포항은 2028년까지 동물용 의약품 후보유전자 발굴, 항체의약품 개발을 위한 시스템을 갖춰 기업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극저온전자현미경 중4대가 설치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내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전경.

극저온전자현미경 중4대가 설치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내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전경.

◆마지막 퍼즐,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미국 보스턴이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명성을 떨치는 배경에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같은 명문 대학들이 있다. 수많은 스타기업을 배출한 저력의 원천이다. 바이오 연구자들이 엔지니어링 전문가와 만나 혁신 아이디어를 찾는 식의 융합이 상시로 일어나고 있다. 포항이 바이오 산업생태계에 방점을 찍을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신설에 총력을 쏟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사이면서 과학자인 의사과학자(MD-Ph.D)는 임상 현장의 수요를 기술 개발로 연결시켜 신약 개발이나 바이오 소재 분야 혁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당은 지난 대선에서 경북과 인천·전북·전남 등 4곳의 의대 설립을 공약했다. 더욱이 포항이 목표로 하는 연구중심 의대는 일반적인 임상의사가 아니라 의사과학자 배출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의대 입학정원 확대 논란에서 자유롭다.


국민 건강·보건 개선이라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강덕 시장은 "국가 주도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미국에서 매년 의사과학자 수백 명이 배출되는 것과 달리 국내 상황은 걸음마 단계"라며 "연구중심 의대가 들어선다면 의사과학자 양성→R&D→기술 상용화→관련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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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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