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역사적 장면’ 연출 북중러 정상…‘반서방 연대’로 뭉치나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부터)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천안문 망루에 나란히 서있다. [AP 연합뉴스]](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9/news-p.v1.20250903.ceedc4b05bb24e29aa559ad948c5d505_P1.jpg)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부터)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천안문 망루에 나란히 서있다. [AP 연합뉴스]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북한·중국·러시아 정상이 한자리에 섰다. 냉전 종식 이후 처음이자, 1959년 김일성·마오쩌둥·흐루쇼프 회동 이후 66년 만에 연출된 장면이다. 반미를 공통 분모로 하는 이들 나라가 한자리에 선 것은 반서방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3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망루에 올라 나란히 섰다. 세 정상은 외빈 환영행사부터 망루 이동, 본행사까지 함께 자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회동은 글로벌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에 맞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좌측에 김 위원장, 우측에 푸틴 대통령이 자리했고, 한국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전 서열 2위 자격으로 참석했다.
행사는 리창 총리의 개막 선언과 함께 시작됐다. '승전 80주년'을 상징하는 80발의 예포가 발사되고 국기가 게양된 뒤, 시 주석은 기념연설에서 "세계가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중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며 인류 운명 공동체를 함께 구축할 것"이라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이어 시작된 분열식에서는 항일전쟁에 참전했던 노병 부대부터 최신식 무기 체계와 전략무기를 갖춘 현대군 부대까지 45개 제대가 톈안먼 앞을 행진했다. 중국판 스텔스 전투기 젠-20S, J-35A를 비롯해 DF-61, DF-26D 등 신형 미사일과 HQ-29 방공 시스템이 공개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열병식은 8만 마리의 비둘기와 8만 개의 풍선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는 중국중앙(CC)TV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해외 귀빈과 참전 노병, 화교 등 약 4만 명이 현장에서 지켜봤다.

구경모(세종)
정부세종청사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