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921023427354

영남일보TV

  • 지방선거 앞두고 대구 혁신 정책 토론회 개최…“기득권 해체·시민주권 강화” 한목소리
  • [영상] 2026 영남일보 수습 기자 모집

경북대·칠곡경북대병원 외래진료 ‘3주 대기’…환자 불편 지속

2025-09-21 16:22

경북대병원 대기일수 19.5일…칠곡경북대병원 16.1일
일부 전공의 복귀에도 인력난 여전…의정갈등 여파 지속

칠곡경북대병원 전경. <경북대병원 제공>

칠곡경북대병원 전경. <경북대병원 제공>

21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본관 로비. 진료 예약 확인 창구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모여든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대기 번호표를 쥔 시민들 표정엔 초조함이 가득했다. 접수대 곳곳에선 "가장 빠른 날짜가 언제냐"는 물음과 "이미 예약이 차서 최소 2주 뒤에나 가능하다"는 직원의 답변이 오갔다. 지난해 의정갈등 여파로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난 지 일 년이 넘었지만,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의 진료 문턱은 여전히 높아 보였다.


이날 교육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국립대병원 외래진료 대기일수 현황' 자료를 보면 대구경북 지역 거점 병원인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의 진료 병목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국립대병원의 평균 대기일수는 22.32일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13.31일)과 비교해 68%나 폭증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2020년 당시 평균 11.6일이면 가능했던 외래 진료가 지난해에는 19.5일로 늘어났다. 환자 입장에선 5년 새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8일이나 더 길어진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정밀 검사 결과에 대한 상담차 병원을 찾은 이경미(45·북구 동천동)씨는 "동네 병원 소견서 들고 왔는데 보름 뒤에나 교수님 얼굴을 볼 수 있다더라"며 "아파서 죽겠는데 보름을 어떻게 버티라는 건지, 대학병원이 아니라 '대기병원'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립대병원 본원 및 분원 외래진료 대기일수 현황. <서미화 국회의원실 제공>

국립대병원 본원 및 분원 외래진료 대기일수 현황. <서미화 국회의원실 제공>

칠곡경북대병원 역시 상황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대기일수가 10.3일에서 16.1일로 늘어났다. 유방암 정기 검진을 위해 예약 창구를 찾은 박기원(45·수성구 범어동)씨는 "검사 하나 예약하는 데도 한 달, 결과 듣는 데 또 보름씩 걸리니 환자들은 피가 마른다"며 "전공의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은 들리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대기 줄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어 답답할 노릇"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진료 마비'의 도화선은 전공의 이탈이었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교수진이 외래 진료는 물론 입원 환자 관리와 야간 당직까지 떠맡으면서 진료 에너지와 속도가 급격히 저하돼서다. 여기에 1·2차 병원을 거치지 않고 대학병원으로 직행하는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맞물리면서 대기 줄은 걷잡을 수 없이 길어졌다. 특히 중증·희귀질환자가 집중되는 국립대병원의 특성상, 대기일수 증가는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올들어 진료지원 간호사(PA) 투입 등 자체 대응으로 경북대병원(16일)과 칠곡경북대병원(16.2일)의 상반기 대기일수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달 일부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의료계 안팎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대구 지역의 한 의료 관계자는 "일부 인력 복귀만으로는 뿌리 깊은 인력난과 대형병원 쏠림을 해결할 수 없다"며 "현재의 의료 전달체계가 유지되는 한 환자들의 고통스러운 기다림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미화 의원은 "국민이 제때 진료받지 못하는 사태는 국가 의료 체계의 중대한 결함"이라며 "지역 의료의 최후 보루인 국립대병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료 전달체계 전반에 대한 과감한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했다.



기자 이미지

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