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증권사 지점 재테크 나선 장년층으로 인산인해
iM뱅크 영업점·PB센터에도 “지금 들어가도 되나” 문의 쏟아져
8일 대구 수성구의 한 증권사 지점에서 방문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대구 증권사 객장에서 '시세 현황판'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최근 객장이 다시 투자자들로 붐비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4,600선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불장이 이어지자 주식 계좌를 새로 개설하거나 추가 투자를 하고자 하는 중장년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오후 3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A증권사. 입구 유리문에는 "내점 고객 증가로 대기 시간이 1시간~2시간 소요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번호표 발급기에 표시된 대기 인원은 무려 25명. 객장을 채운 방문객은 대부분 60대 이상 장년층이었다. 이들은 대기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증시 현황을 확인하거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경제방송에 집중하고 있었다. 증시 활황에 발맞춰 노후 대비 차원에서 재테크를 하고자 하는 시민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객장에서 만난 이모(78·대구 달서구 본동)씨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한동안 투자를 하지 않다가 작년쯤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만 투자하고 있다"며 "대면 업무 때문에 방문했는데, 주위에서 주식으로 돈을 번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주식계좌를 개설하려고 온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증권사 지점 입구에 '대기 시간이 1~2시간 소요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이날 낮 12시 인근 다른 증권사 객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방문객 대부분은 50~60대 중장년층이었고, 대기 인원은 30명을 넘었다. 이곳 역시 '대기시간 30분~1시간 소요'라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었다. 상담을 마치고 나온 한 중년 여성은 "조건을 보니 다른 증권사가 더 나은 것 같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혜택을 찾아 직접 발품을 파는 모습이었다.
창구 직원들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연금저축계좌 등에 대해 설명하느라 분주했다.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고객을 위해 직원이 1대 1로 주식 매수·매도 방법을 설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식계좌를 처음 개설하고자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투자를 확대하려는 기존 투자자의 발길도 이어졌다. 대구 중구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그동안 퇴직연금으로만 주식 투자를 해왔는데, 50대에 접어들며 노후 대비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 ISA 계좌를 개설하러 왔다"고 말했다.
투자 열기는 은행권에서도 뜨거웠다. 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iM뱅크 영업점과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PB(Private Banking)센터에도 최근 주식 투자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일부 조정을 제외하면 코스피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자, 투자 적기를 묻는 고객 문의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iM뱅크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는 물론 일반 고객들 사이에서도 주식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주로 '지금이 고점은 아닌지' '지금 들어가도 되는지' 등 타이밍에 대한 문의가 많다. 환율 등의 변수가 여전한 만큼 유의해야 할 부분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사상 처음 장중 4,620선을 넘어선 뒤 등락을 거듭하다 전 거래일보다 0.03%(1.31포인트) 상승한 4,552.37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5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전날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4,551.06)를 재차 경신했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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