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925022258148

영남일보TV

[사설]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간 미국發 ‘북핵’ 엇박자 불안

2025-09-25 03:44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유엔 연설에서 'END 이니셔티브'를 주창했다.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약자다. 쉽게 말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단계적 해법이다. 3단계 전 과정이 원만하게만 작동하면 효과적이고 실용주의적인 해법이다.


그런데 그간의 정부 방침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3단계론의 첫 단계는 고도화된 현재의 북핵능력을 인정한 상태에서 대화와 교류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남북은 물론 북미,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까지 포함했다. 당장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축소, 비핵화로의 이행을 어찌 담보하느냐" "북핵을 그대로 두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자는 건 '비핵화' 포기?" "현재 북핵능력조차 감당할 능력이 우리에게 과연 있느냐"이다.


비슷한 시각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미국의 정책을 확인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정은의 대화 의향 피력이 있다고 해서 비핵화 목표를 옆으로 치우지 않겠다는 미측의 신중한 기류가 읽힌다. 미국발 북핵 엇박자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연상시킨 'END 이니셔티브'는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 이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를 자청한 것과도 다소 거리가 있다.


남북대화를 복원하고 공동성장의 길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렇다고 현재의 북핵을 그대로 두면서 대북제재를 다 풀겠다는건 이해하기 힘들다. 합리적이지도 실용적이지도 않다. 이는 '비핵화론'이 아니라 '현상유지론'이다. 적대적 국가 사이 담보되지 않은 무조건적 '선의'와 '신뢰'는 매우 위험한 접근법이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