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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관세 협상 분수령…상호 이익 접점 찾아야 등

2025-09-26 08:50

◈한미 관세 협상 분수령…상호 이익 접점 찾아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관세협상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을 두고 "투자 패키지 협상 과정에서 중대한 분수령"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의 경제 규모와 외환 시장, 인프라 측면에서 일본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설명했으며, 베선트 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특히 조선 분야에서의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관세 협상이 3천500억 달러 투자펀드 집행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교착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을 만나 상황을 설명한 점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미국 측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협상을 깰 수도 없다. 협상이 틀어지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에겐 치명적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는 145개국 정상과 배우자들이 그에게 눈도장을 찍으려고 문전성시를 이룬 사실이 냉엄한 국제 정치·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이번 관세 협상에서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일본에 이어 EU도 최근 자동차 15% 관세 적용을 받아, 주요 수출국 가운데 한국만 관세 25%를 부담하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가 지금은 자동차 관세를 볼모로 잡고 있지만, 반도체와 의약품 등 다른 카드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근로자 강제 억류 사태 이후 국내 일각에서 조장하는 반미 정서는 국익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역과 외교 분야에서의 국익은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최대한 '덜 손해를 본다'라는 태도로 마지막까지 미국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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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지방소멸 극복, 국제교류 성공을 바란다



2021년 개봉된 한국영화 '기적'의 무대는 1980년대 경북 봉화군의 작은 마을이다. 기차는 다니지만 기차역이 없어 마을주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철길로 다니는 이곳에 민자역을 만든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40년전에도 오지였던 봉화군은 지금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8월 기준 인구 2만8천371명, 60세 이상 인구가 1만6천291명으로 전체 57.4%다. 석포제련소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공장도 찾아보기 힘들다.


경제규모나 인구 등 여러 가지 지표에서 지방소멸 위기 최전선에 내몰린 봉화군이 자신들의 특색을 살린 농촌생존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봉화군의 생존키워드는 '다문화'와 '외국인'이다. 봉화군 봉성면은 베트남 리(Ly)왕조 후손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베트남 국민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농사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군은 이들을 위한 기숙사를 조성하는 등 지역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의 농촌살리기나 천편일률적인 귀농귀촌이 아닌 봉화군만의 색깔을 살려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도 위기 극복의 성공 여부는 마을이 가진 장점을 얼마나 특색 있고 조화롭게 활용했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얻고 있다. 베트남 후손과 연계된 'K-베트남 밸리'는 베트남과 우리나라를 연결하는 문화·관광 가교는 물론 봉화군 경제구조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계절근로자 역시 단순 노동자가 아닌 교육을 통한 정착으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인구증가도 꾀할 수 있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정책이기에 해결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지방소멸을 기다리지 않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봉화군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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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160만 관중 신기록이 시사하는 바는


프로야구 대구 연고팀 삼성 라이온즈가 연일 관중 동원의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올 들어 160만명을 돌파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역사상 단일팀 최초다. 라이온즈의 관중 동원력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일차적으로 근년 들어 탄탄한 선수층 구성에 어느 정도 성공하면서 강팀의 이미지를 다시 구축한 배경이 있다.


무엇보다 지적할 부분은 시설(facility)의 업그레드이다. 삼성은 역대 8번의 시리즈 우승경력이 있지만, 2016년 전용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에는 오히려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성적은 열세이지만, 상대적으로 더 대중친화적 팀으로 거듭난 것은 현대화된 경기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라팍'은 2만9천명 수용으로 국내 최대인데다, 야구에 최적화된 경기장이다. 대구시와 삼성측이 오랜 줄다리기 끝에 건립됐다. 시설의 안락함은 관중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지불하는 입장료(평균 1만6천715원)에 비해 훨씬 깨끗한 좌석, 쾌적한 화장실과 음식점은 남녀노소로 팬덤을 확장할 수 있는 요인이다. 프로야구가 20~30대 여성팬을 모으면서 새 시대로 접어든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라팍 입구에는 지하철까지 있다. 이는 공공·대중시설의 현대화와 도시계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는 동대구역 광장이나 대구시가 추진하는 신청사에도 적용할 수 있다. 동대구역은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역 앞 지상광장이 대폭 확장되면서 대구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었다. 반면 대구가 도시의 저력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이유에는 빈약한 시청사의 이미지가 한몫한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좋은 시설이 있다면 이를 유지·보수하는 후속 조치는 끝임없이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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