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길어진 명절 연휴 덕분에 올해 추석에는 예년보다 더 다채로운 문화생활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전시와 더불어 다양한 공연 및 체험 행사들이 도심 곳곳에서 마련돼 연휴 기간 대구 시민들과 대구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새 서늘해진 날씨 역시 문화 향유에 나서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영남일보 DB>
◆ 대형 전시행사 '풍성'
올해로 제10회를 맞이한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추석 당일(10월6일)을 제외한 연휴기간 내내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30여개국 200여명의 국내외 사진가가 사진을 매개체로 생명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이번 비엔날레 주제는 'The Pulse of Life-생명의 울림'이다.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고 공존하는 '공생세(Symbiocene)'의 개념을 바탕으로 700여 점의 사진, 영상,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대구미술관에서 이강소 회고전 '曲水之遊 곡수지유: 실험은 계속된다'展이 열리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미술관은 추석 당일인 10월6일에만 휴관하고, 연휴 기간인 3일부터 9일까지 무료로 개관해 시민들의 명절 문화생활을 함께 한다. 이 기간 중 대구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는 '이강소', '장용근', 대구 근대회화의 흐름', '계속 변화한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영원히 계속된다' 등 4개 전시와 디지털 가상공간 '몰입', '보이는 수장고', 교육형 전시 '잠시 들렀다 갑니다'까지 다양하다. 추석연휴 인스타그램 후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기간 중 대구미술관을 방문하고 '대구미술관' '이강소' '장용근' '추석'을 해시태그해 이벤트에 참여하면, 참여자 중 5명을 추첨해 이강소 작가의 친필 사인 부채를 증정한다.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삼청도도 – 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展(전)이 열리고 있다.<대구간송미술관 제공>
대구간송미술관의 광복 80주년 기념 기획전 '삼청도도 – 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도 연휴기간 중(추석 당일 휴관)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역사의 어두운 시기에도 꺾이지 않았던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적 저력을 '삼청(三淸) : 매화, 대나무, 난초'을 통해 새롭게 되새기는 뜻깊은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절의지사(節義之士)들의 올곧은 의지와 마음을 표현한 매화·대나무·난초 작품 35건 100점을 엄선해 총 4부로 나누어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겸 사업가 마크 테토(Mark Tetto)가 국·영문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해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대구 달성군 강정보 디아크에서 '2025 달성대구현대미술제-난장난장난장(Clash, Crash, Create)'이 열리고 있다.<영남일보 DB>
대구 달성군 강정보 디아크에서 진행 중인 '2025 달성대구현대미술제-난장난장난장(Clash, Crash, Create)'은 연휴기간 휴무 없이 운영한다. 환경·불안·단절을 다룬 17팀의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는 달성대구현대미술제는 지역 현대미술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미술행사다.

2025 대구예술제 포스터.<대구예총 제공>
◆다양한 공연으로 즐거움 가득
토요시민콘서트, 대구예술제 등 공연도 풍성하게 열려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선사한다.
대구예총이 주최하는 '2025 대구예술제' 기간 중 3일 오후 7시에는 '제25회 대구가요제' 결선이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펼쳐진다. 4일 오후 5시에는 '2025 청소년무대예술페스티벌' 본선 및 시상식이 열리며, 아이돌그룹 아이콘(iKON) 전 리더 비아이(B.I)와 가수 니후가 특별 출연해 무대를 꾸민다.

'제22회 호러와 함께 2025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 포스터 <대구연극협회 제공>
가을 밤 색다른 공연을 즐기고 싶다면 12일까지 열리는 '2025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도 좋은 선택지다. 비수도권 유일 공연 거리인 대명공연거리와 도심 곳곳의 공연장에서 다양한 연극을 즐기며 공연문화도시 대구를 체험할 수 있다. △극단 구리거울 '그 집 이야기'(2~4일·소극장 소금창고) △극단 기차 '돈키호테를 찾습니다'(1~5일·창작공간 기차) △극단 미르 '오필리어의 그림자'(3~5일·골목 실험극장) △극단 고도 '그게 뭐가 중요해'(1~5일·엑터스토리) △극단 하람 '살인자 k'(1~5일·우전소극장)이 연휴기간 공연된다.

이은결의 '더 일루션' 공연 실황 영상 포스터. <수성아트피아 제공>

로저 발렌 'MIND SCAPE'전 포스터. <수성아트피아 제공>

연극 '화몽(華夢): 삼색 제비꽃이 피는 날' 포스터. <수성아트피아 제공>
수성아트피아에서는 공연·전시·영상·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추석 연휴 특별 프로그램'을 7~9일 운영한다. 한국 대표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더 일루션' 공연 실황 영상(소극장), 지브리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알토홀)이 7·8일 차례로 무료 상영된다. 9일에는 극단 솥귀의 창작 연극 '화몽(華夢): 삼색 제비꽃이 피는 날'이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전시실에서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로저 발렌(Roger Ballen)의 'MIND SCAPE(마인드 스케이프)'전이 열려 흑백 초현실주의 사진 약 80여 점, 설치미술·영상 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 기간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지난해 열린 '동성로 청년버스킹' 공연 모습. <대구시 제공>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프린지 콘서트' 공연 모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거리 공연도 활발하다. 매주 목·금·토 오후 7시 펼쳐지는 동성로 청년버스킹 '프리즘 2025'가 연휴에도 찾아온다. 대중음악·국악·마임 등 다양한 무대가 2~4일 동성로 28아트스퀘어에서 진행된다. 4·5일 오후 7시에는 유명 오페라 주요 아리아 등을 선보이는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프린지 콘서트'가 동대구역 광장과 수성못 수상무대에서 각각 열린다. 4일 오후 7시 동성로에서는 대구시립예술단의 '토요시민콘서트' 기획 무대를 추석 연휴에도 만날 수 있다.
향수를 부르는 '보이는 라디오' 무대도 마련된다. 4일 어울아트센터 DJ BOX에서는 DJ 류강국, 이춘호, 특별게스트 윤동희와 함께하는 세대공간 놀이터 시즌 프로그램 '어울 FM'이 진행돼 온가족이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 예정이다.
◆체험 프로그램·이벤트도 가득
추석맞이 체험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한가득이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추석 연휴를 맞아 3일부터 9일까지(추석 당일 제외) '2025 추석맞이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3일부터 5일까지 진행하는 체험 행사를 통해 대구박물관 캐릭터를 접목한 연 만들기, 팽이 꾸미기, 전통 노리개 장신구 만들기를 즐길 수 있다. 체험행사는 현장 선착순(1일 600명)으로 운영된다.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는 10월3일부터 9일까지 중앙광장에서 운영한다. 대형 윷놀이, 널뛰기, 활쏘기, 제기차기 등 전통 놀이가 마련돼 방문객을 맞이한다.
경상감영공원에 있는 대구근대역사관도 '2025 대구근대역사관에서 보내는 즐거운 한가위 연휴'라는 주제로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3~5일 하루 50명의 어린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장신구 노리개를 만들며 전통 문양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어 7~9일까지는 하루 100명씩 한글 책갈피 꾸미기를 진행한다. 국립대구과학관 역시 과학문화 체험·전시와 과학문화예술 공연을 풍성하게 운영한다.
아울러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스탬프투어 앱을 통해 대구 주요 관광지 스탬프 인증 시 추첨을 통해 치킨,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

임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