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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고희(古稀) 자유성

2025-10-12 20:37

당나라 시인 두보의 '곡강(曲江)'에 나오는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를 줄인 '고희(古稀)'는 70세를 이른다. 의학의 발달로 지금 70세는 경로당에서 심부름해야 할 나이지만 과거에는 70세까지 산다는 것이 크나큰 복이었다. 그래서 '고희'는 귀하게 드물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용한다. 사람의 삶에서도 귀한 70년인데, 같은 이름을 달고 70년 이상 연재되고 있는 영남일보 칼럼이 있다. 1950년대 초반부터 게재되고 있는 '자유성'이다.


'자유성'은 글자 그대로 자유로운 주제로 부드럽게 쓰여진 글이다. 그러나 부드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촌철살인의 날카로움도 가졌다. 30년 이상 기자생활을 한 필진들이 자신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시대를 대변하는 글을 800여자에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사설처럼 직설적이지 않지만, 좋은 차가 입안에 깊은 향내를 남기듯이 읽고 난 뒤에 한참 동안 글의 여운에 취하는 이유다. 1980년 11월25일 신군부가 언론통폐합조치로 영남일보를 강제 폐간시킬 때도 '자유성'의 글발을 두려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2025년 10월11일은 영남일보 창간 80주년의 날이다. 해방 이후 6·25전쟁을 거쳐 IMF와 외환위기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함께 해온 영남일보의 역사는 우리나라 언론의 역사와 같다. 그 중심에 '자유성'이 있다. 강제폐간호 '자유성'을 만년필로 꾹꾹 눌러 썼던 선배기자는 갔지만, 후배기자들이 독자들과 함께 웃고 우는 이 시대의 이야기를 노트북 자판을 톡톡 두드리며 쓰고 있다. 20년 뒤 영남일보 창간 100주년에도 '자유성'은 오로지 맑고 곧은 생각의 글을 샘물처럼 솟아낼 것이다. 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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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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