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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0주년] 황무지 위에 그리는 대구의 미래…로봇 생태계 심장을 가다

2025-10-12 21:13

대구 달성군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현장 가 보니
입구도 없는 황무지…2년 후엔 국내 로봇 메카 변신
실제 환경 조건서 로봇 시험·검증…‘꿈의 인프라’
긴박했던 유치전 뒷사정…‘로발대발’ 나온 이유
로봇 생태계 ‘마지막 퍼즐’…대구형 시스템 눈앞

대구 달성군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현장. 아직까진 들풀과 들꽃들만 무성한 황무지 그 자체다. 하지만 이 곳은 불과 2~3년후 대한민국 로봇 산업의 메카로 변신한다. 취재진과 동행한 대구시 관계자가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대구 달성군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현장. 아직까진 들풀과 들꽃들만 무성한 황무지 그 자체다. 하지만 이 곳은 불과 2~3년후 대한민국 로봇 산업의 메카로 변신한다. 취재진과 동행한 대구시 관계자가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대구 달성군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현장은 입구조차 없어 차량으로 들어가려면 인도 턱을 넘어서야 했다. 현장에는 자동차 바퀴가 남긴 굵은 흔적만이 얽히고설켜 있다. 이승엽 기자

대구 달성군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현장은 입구조차 없어 차량으로 들어가려면 인도 턱을 넘어서야 했다. 현장에는 자동차 바퀴가 남긴 굵은 흔적만이 얽히고설켜 있다. 이승엽 기자

가을볕이 뜨겁게 내리쬐던 9월의 어느 날, 대구 도심에서 차량으로 1시간쯤 달려 달성군 유가읍에 다다르자 저 멀리 언덕배기에 탁 트인 들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길도, 울타리도, 표지판도 보이지 않았다. 입구조차 없어 차량으로 인도 턱을 '덜컹' 넘어서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울퉁불퉁한 흙길 끝에는 메마른 저수지와 돌무더기, 이름 모를 들꽃들만 취재진을 맞았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이 곳 5만여평의 황무지가 불과 2~3년후엔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릴 국가 핵심 인프라로 탈바꿈한다. 2천억원짜리 정부의 초대형 로봇 실험실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현장이다. 이날 취재진과 동행한 대구시 관계자는 "지금은 그저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지만, 머잖아 로봇이 걷고, 달리고, 진화하는 거대한 실험실로 바뀐다. 대구 미래 100년을 이끌 초강력 엔진이 깨어나는 셈"이라고 했다.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대구 달성군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감도. <대구시 제공>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대구 달성군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감도. <대구시 제공>

◆로봇산업 '꿈의 인프라' 대구에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로봇 개발 기업들이 개발한 로봇 제품 혹은 관련 기술의 안전성 및 신뢰성 등을 실제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시험·검증할 수 있는 종합 인프라이다. 실·가상 융합 환경에서 로봇의 안전·신뢰성·성능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결과를 표준·인증·운영으로 연결해 수요기관이 요구하는 도입 기준을 지역에서 충족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완제품 단계까지 포괄하는 시험·인증 기술 체계와 실외이동로봇 등 안전인증 절차·기준을 갖춰 중소 로봇기업에게는 '꿈의 인프라'로 불린다. 지금껏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인프라여서 정확한 기대효과 및 파생효과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그간 많은 로봇 기업이 새로운 로봇 혹은 기술 출시 과정에서 표준이나 규격, 인증 등이 없어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까지 애로사항을 겪어야 했다. 더욱이 수출의 경우 상대국에서 인증 및 실증, 국가공인 테스트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소 로봇기업들은 공간 및 비용 문제 등으로 실증을 하지 못해 상용화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실증 연구와 평가 인프라, 충돌압력측정센터 등 13종의 첨단 장비, 그리고 2천400테라바이트(TB) 규모 데이터 저장시설 등을 갖춘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는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구의 로봇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함께 국내 로봇산업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대구 북구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내 첨단로봇 실증지원센터 전경. <로봇산업진흥원 제공>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함께 국내 로봇산업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대구 북구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내 첨단로봇 실증지원센터 전경. <로봇산업진흥원 제공>

◆로봇 생태계, 대구에서 '완성'을 말하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2010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유치로부터 시작된 로봇 생태계 구축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그간 대구시와 로봇산업진흥원은 연구개발-검증-평가-실증-도입까지 이어지는 현장형 지원체계를 구축해 왔다. 대구에는 현대로보틱스, 야스카와전기, 삼익THK, 아진엑스텍, 성림첨단산업 등 핵심 부품(서보모터·제어기·센서 등)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즐비하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경북대 등 지역 대학 중심의 지식 인프라도 풍부해 전국 최고 수준의 로봇산업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로봇산업진흥원 내 '첨단로봇 실증지원센터'와 지난 5월 지정 고시된 'AI로봇 글로벌 혁신특구'는 평가 및 실증 단계 인프라이다. 첨단로봇 실증지원센터는 실·가상 실증장비 13종 15대를 바탕으로 업종별 공정·첨단로봇 활용 서비스 등 수요처 환경을 실제로 구성·실증해 국내 기업의 시장 조기 진입과 소프트웨어 안정성 확보를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서비스 이용에 대해서는 실증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접수-실증-비용 납부-성적서 발행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AI로봇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는 대구테크노폴리스와 수성알파시티 등 2대 혁신거점을 중심으로 신기술 글로벌 사업화 지원 및 네거티브 규제 기반 실증거점을 맡게 된다. 여기에다 검증 단계 종합 인프라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구축되면 대구는 한국 로봇 생태계의 최종 완성형 도시로 거듭난다. 대구 기업이 대구 인재를 통해 개발한 자체 로봇이 대구에서 검증·실증을 거쳐 인증을 받고 출시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대구형 로봇 시스템의 완성이 머잖았다.


대구시 이윤정 기계로봇과장은 "정부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추가 지정하고, K-휴머노이드 연합을 출범하는 등 휴머노이드 로봇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대구시는 AI 로봇 및 휴머노이드 상용화에 대비한 핵심기술 개발과 완제품-부품-수요 기업 간 사업 가치사슬을 강화하는 등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해 지역 로봇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해외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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