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와 중남미의 경계에 위치한 멕시코는 자연과 문화, 고대와 현대가 복잡하게 얽히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치첸이차의 마야 피라미드, 흙과 돌이 이루어진 형상이 이렇게나 숭고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포포카테페틀 화산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칸쿤 해변의 에메랄드빛 바다에는 햇살이 금빛으로 부서졌다. 과나후아토의 언덕길을 오를 때는 알록달록한 집들이 화폭을 채운다.
이번에는 미국 롱비치항에서 출발하여 멕시코를 돌아보는 크루즈를 탔다. 엔시나다 해변의 암벽에서 물벼락이 치고, 번개 대신 무지개가 내려앉는 진기한 모습을 순간적으로 크로키로 담았다. 문명이 남긴 것들과 자연이 지워가는 것들 사이에서, 멕시코는 다양하고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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