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7시 대구 수성구 만촌 태왕디아너스 상가에서 대구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지하통로 연결 공사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최시웅기자
지난 7일 열린 대구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지하통로 연결 공사 관련 주민설명회(영남일보 2025년 11월 7일자 2면 보도)가 시공사 등의 '결정권자 부재'와 '구체성 없는 해명' 탓에 큰 혼선을 빚었다. 주민들이 일방적인 공법 설명 대신 시행사 대표의 직접 출석을 요구하자, 파행 끝에 오는 21일 설명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오후 7시 수성구 만촌 태왕디아너스 상가 건물에서 열린 만촌역 지하통로 연결 공사 설명회는 2시간여 동안 고성이 오가는 등 이렇다할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설명회엔 시공사와 시행사, 대구시·수성구·대구교통공사, 감리 업체 등 관계자와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설명회는 시공사가 올해 연말 준공을 예정하고 있는 만촌역 지하통로 연결 및 출입구 추가 설치 공사의 지연 원인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서 시공사 측은 현재 공정률이 '47.1%'에 그쳤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최종 준공 예정일을 2027년 11월30일로 변경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최초 예정일(2024년 7월)보다 3년4개월 이상 연장된 것이다. 시공사 측은 지연 원인으로 지하 매설물 이전 지연, 착공 후 안전관리계획서·교통영향평가 재작성 및 승인, 비개착 구간 구조물 설치 및 안전 보강 등을 들었다.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 주민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계획을 갖고 사업을 추진한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올해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던 근거가 무엇이며, 2027년 완공 목표는 정말 가능한 건지 의심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기부채납키로 한 지하통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 어째서 준공승인을 냈나. 더욱이 당시 아파트와 상가를 분리해 준공승인 해달란 요구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결과 상가 수분양자들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어떻게 책임질 건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주민들은 기술적 설명이 아닌 책임 주체의 명확한 사과와 직접적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오는 21일 오후 설명회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설명회 개최 전 아파트·상가 대표자와 시행사, 시공사, 대구시 등 관계자가 TF를 구성해 논의 및 협상할 사안을 협의키로 했다.
주민들은 이 TF를 통해 대구시에는 공사 관리감독의 책임 명확화와 행정조사 실시를, 시행사엔 지연에 따른 입주민 불편에 대한 실질적 보상 방안 마련 등을 공식 요구할 방침이다. 만약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만촌2·3동 전체 주민 차원으로 확대해 집단행정소송, 시의회 감사 청구, 손해배상 청구 등 행정·법적 절차 수순을 밟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한동안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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