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産 물 솔루션에 해외 바이어 관심 집중
사람 경험 의존 기술들 AI로 새 지평 열어
하수처리·물탱크·누수 등 모든 분야 관심
13일 대구 엑스코 서관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국제물주관 2025'에 참가한 대구 기업 <주>문창 관계자가 자사의 물탱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13일 오전 10시30분쯤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5' 행사가 펼쳐진 대구 엑스코 서관. '윙윙' 소리와 함께 좌우로 움직이는 역동적인 '물탱크'의 모습에 참관객들이 하나둘 발걸음을 멈춰 섰다. 대구 대표 물(水) 기업으로 꼽히는 <주>문창의 야심작인 '스테인리스스틸 물저장탱크'다. 좌우 반동에 크게 요동치는 타사(社) 물탱크와 달리, 문창의 물탱크는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 리히터 7.0 규모 지진에도 견디는 문창만의 면진받침 기술이 적용되면서다. 문창 관계자는 "문창의 친환경 물탱크는 지진 발생 시 지반과 함께 움직여 충격을 최소화 한다. 까다로운 품질 기준과 안전 검증을 요구하는 일본에도 수출하는 등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이날 엑스코 서관은 글로벌 최신 물 산업 트렌드를 체험하려는 참관객과 해외 바이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물 기술 실증연구시설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보유한 대구는 아시아 물 산업 허브 도시로 손 꼽힌다. 그 명성에 걸맞게 대구산(産) 물 솔루션들은 바이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올해 행사의 화두는 단연 'AI(인공지능)'였다. 그간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했던 대부분 물 산업 솔루션들이 ICT(정보통신기술) 및 AI 기술로 대체되는 분위기였다. 대구에 연구 기반을 둔 니브스코리아<주>는 ICT 기반 스마트 하수처리시설 지능화 솔루션을 소개했다. 기존 하수처리가 사람이 알람(악취 등)을 듣고 움직이는 사후 대처 방식이었다면, 이 솔루션은 AI 기반 계측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다. 니브스코리아 관계자는 "기존에는 이용자들이 상시 거주하며 문제에 대처해야 했지만, 이젠 영상측정방식을 이용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졌다. 차량 운전에 비유하면 '자율주행 시스템'과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대구 기업 탑전자산업<주> 관계자가 13일 대구 엑스코 서관에서 자사의 '중대구경 상수관 부단수 내시경 수중로봇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13일 대구 엑스코 서관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5' 행사장을 찾은 해외 바이어들이 라인투어를 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세계 최초·최고 기술의 향연도 펼쳐졌다. 환경측정기기 전문업체인 에이티티<주>는 세계 최초 하·폐수(원수) 실시간 정밀·정확 측정 시스템을 공개했다. 오염물이 많은 원수 상태에서도 공급과 여과, 측정을 자동화했으며, 월 1~2회 유지·보수만으로도 운영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가전제품을 연상케 하는 유려한 미관까지 갖춰 바이어는 물론, 일반 참관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대구시 홍보관에 부스를 차린 탑전자산업<주>은 세게 최초 '중대구경 상수관 부단수 내시경 수중로봇시스템'을 시연했다. 이 솔루션은 소형관 단거리 위주였던 하수관 내시경 검사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형 누수사고 없이는 누구도 사전 검사하기 어려웠던 대형 송수관 노후도 검사를 현실화하면서다. 탑전자산업 관계자는 "물을 단수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최대 200m 길이 수로를 내시경 검사할 수 있다. 단순히 연식이 오래됐다는 이유로 멀쩡한 관을 교체하는 불편 및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이창 사무국장은 "대구는 낙동강 폐놀사건으로 인한 아픔을 극복하고 시민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겠다는 일념으로 기술을 갈고 닦았다"면서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건립과 함께 대구는 또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다. 대구 물 기업들은 세계에서도 통하는 기술력을 갖췄다"고 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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