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에서 수확한 고추를 선별하고 있다.<영양군 제공>
경북 영양군이 척박한 산지 농업 구조를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농업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백산맥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한 영양군은 오랜 세월 거친 자연환경 속에서도 근면과 협동을 바탕으로 지역 농업의 전통을 지켜왔다. 짧은 재배 기간과 척박한 토양에도 고추·담배 등 특화 작물의 품질을 높이며 '진한 영양의 맛'이라는 지역 브랜드를 공고히 해왔다.
1970~80년대에는 화전민 농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지 개간과 관정 개발, 농기계 보급을 통해 현대적 농업 기반을 마련하는 등 체질 개선에도 힘써왔다.
하지만 군은 지금 고령화율 43%를 넘는 전국 최고 수준의 초고령 사회, 지속적인 인구 감소 등 중대한 현실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영양군은 이를 농업·농촌 혁신의 기회로 삼아 세대 교체와 미래농업 전략 마련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청년경영임대실습농장 운영으로 귀농·창업 기반을 마련하고, 농촌체험휴양마을 활성화로 공동체 활력을 높이는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영양고추 HOT' 브랜드 고급화, 로컬푸드 직거래 확대, 온라인 판매 강화, 전국 아파트입주자연합회와의 협약 체결 등 판매 다변화 전략도 차근히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영양의 농촌마을은 단순한 생산지를 넘어 체험·관광형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군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확장, 특산물 기반 콘텐츠 개발 등 농업·관광 융복합 모델도 적극 발굴 중이다.
앞으로 영양군 농업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동체 중심의 순환경제, 기후위기 대응, 기본소득 접목을 통한 농촌 복지 강화에 방점을 둘 계획이다.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활용해 지역경제 순환 구조를 만들고, 농촌 삶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스마트 농업 도입, 친환경 재배 확산, 기후적응형 작물 개발 등 농업기술 혁신과 농촌관광 연계 전략도 병행된다. 오도창 군수는 "기후 변화라는 도전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부자 농촌 영양'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정운홍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