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토지 원칙 강조한 청년단체 “6점 모두 경주로”…관람객들도 귀향 의견
특별전 흥행·박물관 방문 급증이 여론 불씨…박물관 “상설 공간·예산 필요”
경주문화원도 추진위 출범 예고…정부·국가유산청 향후 결정에 관심 집중
18일 오전 11시 국립경주박물관 정문 앞에서 경주청년회의소 회원들이 '신라금관 6점의 경주 상설 전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18일 오전 국립경주박물관 전시관 앞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특별전 연장 이후 주말·평일 모두 방문객이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신라금관은 경주로 돌아와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경주청년회의소는 18일 오전 경주시청과 국립경주박물관 정문에서 "출토지 원칙에 따라 금관 6점은 경주에 있어야 한다"고 밝히며 금관의 경주 존치를 촉구했다.
김재섭 경주청년회의소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른 지금의 경주는 충분한 전시 역량을 갖췄다"며 "전시가 끝나면 금관이 다시 흩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경주로의 귀향 여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라금관이 경주로 와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운 것은 박물관 방문객 증가도 한 몫 했다. 18일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올해 경주 인기관광지 분석에서 경주박물관 검색 비율은 11.8%로 상승해 지난해 5위에서 올해 2위로 뛰어올랐다. 실제로 금관 특별전의 경우 하루 2천550명 입장 제한에도 지난 11일까지 2만6천608명이 찾았다.
관람객 반응도 뜨겁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이동윤 씨(45·경기 부천시)는 "경주에서 나온 금관은 경주에서 보여주는 게 맞다"며 "아이들에게 실제 발굴지에서 유물을 보는 경험을 주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더 좋다"고 말했다.
신라금관 특별전은 폭발적 수요로 72일 연장돼 내년 2월 22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종료 후 금관 3점이 다시 흩어질 가능성이 커 국립경주박물관과 국가유산청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측은 "시민들의 애정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6점을 동시에 상설 전시할 공간이 없다"며 "전시 공간을 새로 만들려면 별도 예산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경주박물관은 이번 금관 특별전을 위해 신라역사관 3실을 비워 전시 공간으로 활용했다. 기존에 문무왕릉비를 비롯해 신라 비석류, 기와, 금석문 관련 유물이 전시됐으나 특별전 개막과 함께 모두 수장고로 옮겨졌다.
이러한 가운데 시민사회의 움직임도 조직적 단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경주문화원은 '신라금관 경주존치 추진위'를 이달 말 출범 예고하며 금관 6점의 경주 상설 전시를 정부 기관에 공식 요구할 계획이다. 경주청년회의소 역시 "금관이 본향인 경주에 완전히 귀향할 때까지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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