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위원장 “국민의힘을 TK 자민련으로 만들어 의석수 줄여야”
“50석 이하로 줄이고 나머지 50석은 민주당과 혁신당 나워야
지역 중진 의원들 “조국 뻔뻔…대통령 사면으로 죄가 없어지는 건 아냐”
조국혁신당 당 대표에 출마한 조국 전 비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전남 무안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민의힘을 'TK(대구경북) 자민련'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전 위원장은 이날 전당대회 2차 혁신검증 대담회에서 "국민의힘을 'TK 자민련'으로 만들어 (의석수를 50석 이하로 줄이면 그 나머지) 50석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나눠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8년 총선 때 혁신당은 가능하면 제2당이 되는 게 목표이고, 내년 지방선거는 그것을 위한 전초기지로, 전국의 풀뿌리 조직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조 전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국민의힘을 '전국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에만 갇혀버린 작은 정당'으로 만들고, 혁신당이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역 중진 의원들은 국민의힘과 대구경북지역을 모두 비난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경북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자녀의 부정입학과 사모펀드 비리 등으로 실형까지 받은 사람"이라며 "대통령의 사면으로 죄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저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너무 뻔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의 한 중진 의원도 "TK 민심은 야합을 싫어할뿐 아니라 도덕적 정당성을 중요시한다"며 "대장동 개발비리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혐오감도 드세지만 자식의 대학원(의전원) 진학을 위해 표창장을 위조하거나 해외유학을 위해 대리시험을 치룬 정치인이 뿌리를 내릴수는 없는 지역"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주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경북의 또다른 중진 의원은 "(조국의 자민련 발언은) 특정 지역과 주민들의 정체성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발언"이라며 "정치란 다름을 인정하고 통합을 하는 과정에 있는 것인데, 조 전 위원장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전 위원장의 발언은 그가 TK지역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조 전 위원장은 대구를 찾아 '대구경북에 국민의힘이 아닌 다른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조국혁신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국민의힘의 기반인 TK를 흔들 수 있다면 정치적 변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정혁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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