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1124024460059

영남일보TV

  • 단풍 물든 수성못에서 즐긴 커피와 빵의 향연…‘제7회 대구 커피&베이커리 축제’ 개최

[월요칼럼]신공항 성공의 열쇠, 항공 MRO 산업에 달렸다

2025-11-24 09:43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비행기 한 대의 부품은 자동차 100대에 해당한다." 이 말은 항공기 정비·수리·분해조립을 뜻하는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산업의 기술 집약도와 부가가치를 상징한다. 동시에 항공 산업의 중대성을 함축하고 있다. 항공 MRO는 항공 안전을 떠받치는 기반이자 첨단 기술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항공산업의 최후 보루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항공기 직접 생산에 맞먹는 산업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서울보다 조금 큰 국토 면적의 싱가포르는 이미 20년 전부터 MRO 산업의 잠재력을 간파해 세계적 허브로 성장했다. 이제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이 본격화된 지금, 경북이 MRO 산업을 미래 성장의 축으로 삼을 시점이다. 신공항의 성공은 단순한 여객 처리량이 아니라 어떤 산업 생태계를 창출하고 담아내느냐가 좌우한다. 우리가 MRO를 집중 탐구하는 이유다.


MRO 산업은 기체, 엔진, 부품 정비로 구성된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엔진과 핵심 부품 정비는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항공 컨설팅 기관 ICF에 따르면 글로벌 MRO 시장은 2025년 약 1천100억 달러, 우리 돈 14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연평균 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항공분야 전체적으로 틈새 시장 이상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 거대한 시장을 향해 대구경북이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신공항은 군·민 통합공항이다. 민항뿐 아니라 K2 공군기지가 함께 이전하면서 군수 정비 수요가 동시에 발생한다. 우리 공군의 주력기 F-15K는 부품의 90% 이상을 여전히 해외에 의존한다. 신공항에 군수 MRO 단지를 조성하면 안정적 정비 물량을 확보하고, 이후 민간기 정비로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군·민 통합공항의 장점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둘째, 대구경북은 이미 제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구미의 전자정밀 기술, 영천·경산의 금속가공 및 부품 산업은 항공정비와 기술적으로 맞닿아 있다. 여기에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면 단순 수리 단계에서 나아가 부품 제작·개조·시험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지역내 산업 연계성이 무척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MRO는 공항을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 핵심 산업 지역에 화룡점정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신공항은 완전히 새롭게 짓는 백지형 공항이다. 이미 포화된 기존 공항과 달리 MRO 전용 격납고, 물류 지원 단지, 시험시설 등을 초기 설계 단계에 반영할 수 있다. 신공항의 24시간 운영체제 역시 MRO 산업의 정비 효율성을 한층 높일 것이다.


MRO 산업은 단순한 정비업이 아니다. 수만 개의 부품 산업과 수천 명의 전문 기술인력이 움직이는 복합 산업 생태계다. 대구경북이 신공항을 중심으로 MRO, 부품 생산, 물류, 인력양성까지 아우르는 '토탈 항공 솔루션 도시'로 도약한다면, 공항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대구경북의 성장 엔진으로 작동할 것이다.


신공항의 성공은 활주로뿐만 아니라, 어쩌면 정비 격납고에서 결정된다. 이제 대구경북이 힘을 합쳐 하늘의 길을 여는 공항을 넘어, 미래산업을 키우는 공항을 만들어야 할 때다. 대구경북 산업지도의 새 지평을 여는 모멘텀이 될 것이 확실하다.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기자 이미지

박재일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