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1126027230688

영남일보TV

  • 단풍 물든 수성못에서 즐긴 커피와 빵의 향연…‘제7회 대구 커피&베이커리 축제’ 개최

[문화산책] 마니아를 넘어, 모두의 뮤지컬로

2025-11-27 06:00
구지영 지오뮤직 대표·작곡가

구지영 지오뮤직 대표·작곡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어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서 왜 노래해?"라고 고개를 갸웃하고 손발이 오그라들게 되는 그 순간 말이다. 봉준호 감독 역시 예전에 "극중 인물이 멀쩡히 대화하다가 갑자기 '투나잇~'같은 노래를 부르는 걸 못 견디겠다"고 말한 적 있으니, 그런 낮섦은 뮤지컬을 자주 접하지 않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셈이다.


하지만 뮤지컬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음악으로 감정이 폭발하고 노래를 통해 인물의 내면이 한순간에 드러나며, 무대가 별다른 설명 없이도 바로 다른 세계로 전환되는 매력적인 순간들. 뮤지컬이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오랫동안 뮤지컬은 '마니아들의 문화'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대형 라이선스 공연 예매 전쟁을 치르고, 대학로를 회전문처럼 드나드는 관객들이 만들어낸 독특한 팬덤이 뮤지컬 관람의 전형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계는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뮤지컬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장르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얼마 전 뮤지컬 '위키드'가 영화화되면서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뒤흔들었고, 후속편까지 이어지면서 '뮤지컬'은 더 이상 낯선 영역이 아니게 됐다. 이제 관객들은 액션, 멜로, 스릴러처럼 뮤지컬을 하나의 장르로 선택하고 소비하기 시작했고, 그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화려한 음악과 감정의 넓은 스펙트럼, 캐릭터들이 가진 선명함은 오히려 요즘 관객들에게 더욱 직관적인 감정표현으로 다가가고 있다.


어쩌면 지금은, 뮤지컬이 마니아의 문을 넘어 '모두의 문화'로 확장되는 전환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요즘 작업을 하면서, 연습실을 오가며 자주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뮤지컬을 더 잘 즐길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하나만은 분명하다. 거창한 뭔가를 해석하려 애쓰는 것보다, 오롯이 느끼면서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공연을 예매하는 순간부터 극장에 도착하기까지, 관객이 쓰는 시간은 생각보다 소중하다. 그게 얼마나 귀한지 알기에, 한 편의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는 몇 달 동안 회의하고, 만들고, 다듬고, 또 연습한다. 관객이 건네는 그 짧은 시간을 최고의 경험으로 돌려주기 위해.


뮤지컬이 낯설다면 가볍게 뮤지컬 영화나 애니메이션부터 시작해도 좋다. '라라랜드' '겨울왕국 1·2' '레미제라블' '위키드'처럼 친숙한 작품들로 시작하고, 관련 극들을 직접 공연장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유명한 작품이라면 넘버를 미리 들어보는 것도 좋다. '뮤지컬 어법'에 대한 거리감을 부드럽게 줄여줄 것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