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싱 랠리는 주식, 가상화폐, 금, 원자재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 현상을 말한다. 통상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가격 추이는 반비례한다. 주식과 금값이 초유의 강세를 보이는 작금의 상황이 에브리싱 랠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은 '최후의 피난처'로 불리는 전통적 안전자산이다. 하지만 이번 랠리의 견인차는 금이다. 국제 금 시세는 사상 처음 온스당 4천 달러를 돌파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하 전망,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겹치며 금 랠리에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금값은 '김치 프리미엄'이 더해져 연초 대비 70% 가량 올랐다.
코스피의 기세도 만만찮다. 3천700선을 넘어서 전인미답의 4천 고지를 넘본다. 올해만 50% 넘게 상승했다. 오픈 AI와 대규모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몫했다. 시총 상위 종목의 힘이다. 미국·일본·유럽 증시도 강세다. S&P500은 지난달까지 3개월 동안 25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AI 물결을 탄 빅테크 기업의 공이 컸다.
하지만 이번 랠리는 진정한 에브리싱 랠리는 아니다. 원유와 달러는 랠리에서 소외됐고, 한국 국채 가격은 약세다. 5년 전 랠리 땐 양적완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가격을 밀어 올렸으나, 지금은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선택적 에브리싱 랠리'다. 금이 랠리의 주역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랠리의 끝이 어딜지 자못 궁금하다. 리스크 관리와 리밸런싱이 더 중요해졌다.
박규완 논설위원
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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