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혁신도시 먹거리 골목 횡단보도 위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강명주 시민기자
대구 동구 혁신도시의 먹거리골목 불법 주차(영남일보 10월15일자 23면 보도)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말이면 식당과 카페를 찾는 차량들로 도로 양쪽이 순식간에 주차장으로 변하고, 모퉁이와 횡단보도 앞까지 불법 주차가 이어진다. 보행자는 차 사이를 피해 다녀야 하고, 시야가 가려 사고 위험까지 높아지고 있다.
관할 동구청은 불법 주차 근절을 위해 '불법 주차하지 맙시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간헐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현장 변화는 없다. 주민들은 "현수막만 걸려있을 뿐 단속은 보이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문제는 주차장이 있음에도 불법 주차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근에는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일부 운전자들은 "조금 걸어야 해서 불편하다"거나 "골목 안쪽으로 진입하기 복잡하다"며 이용을 꺼린다. 양방향으로 뒤엉킨 골목 구조 탓에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다 다른 차량과 마주치는 경우도 잦다. 결국 일부 운전자들은 "잠깐만 세운다"며 가게 앞 모퉁이나 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워두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마저 피해를 보고 있다. 한 운전자는 "주차장 진입로를 막아선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한참을 기다렸다"며 "주차장이 있어도 들어갈 수가 없으니 무슨 소용이냐"고 토로했다.
보행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모퉁이에 세워진 차량으로 횡단보도가 가려지고, 어린이나 노약자, 유모차 이용자는 차도로 밀려나고 있다. 한 주민은 "아이 손을 잡고 길을 건너려다 차에 가려 앞이 안 보여 깜짝 놀랐다"며 "이건 단순 불편이 아니라 위험 그 자체"라고 말했다.
상인들도 골치를 앓고 있다. 이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손님이 주차할 데가 없다며 가게 앞까지 차를 몰고 오니, 가게 문 앞이 주차장처럼 변했다"며 "차량들로 막힌 골목 때문에 오히려 손님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상권 밀집지역일수록 교통 흐름을 재정비하고, 일방통행로 지정, CCTV 설치, 주차유도표지 강화 같은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혁신도시는 젊은 가족층과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신도시다. 그러나 불법 주차 문제는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주민과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주민들은 "현수막보다 카메라 한 대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실질적인 관리와 단속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먹거리골목은 지역의 활기를 보여주는 얼굴이다. 그러나 지금의 혁신도시는 불법 주차로 인해 그 이름값을 잃고 있다. 편리함을 위해 세워진 차량들이 결국 모두의 불편과 위험을 부르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은 말한다. "이제는 보여주기식 단속이 아니라, 주차장으로 가는 길부터 제대로 열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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