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1201025361541

영남일보TV

  • 달성청춘별곡 시즌2, ‘눈꽃처럼 밝은 마을’ 설화1리서 첫 여정 시작
  • [TK큐]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장애인 이동권은 어디까지 왔나

국가적 위협된 ‘해킹’…안 털린 곳이 없다

2025-12-01 20:27

“AI 발전으로 해커 수준 높아지는데 국내 보안수준은 미흡”

연합뉴스.

연합뉴스.

게임업체 넷마블은 지난달 28일 자사 PC 게임 포털사이트가 해킹 당해 회원 약 611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공지했다. 이는 휴면 계정을 포함한 규모로, 이름·생년월일뿐 아니라 암호화한 비밀번호까지 노출됐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솔라나 기반 가상자산 약 445억원어치가 탈취되는 사고를 겪었다.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시장 1위 업체인 쿠팡에서도 3천만건이 넘는 역대급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소비자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4면에 관련기사


최근 유통·통신·패션·카드·게임·가상자산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해킹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세간에는 '안 털린 곳을 찾기가 힘들고, 국민의 개인정보는 전세계 공공재'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온다. 더 나아가 보안 리스크가 국가적 위협이 되면서 '신종 포비아' 확산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KT 등 통신사와 롯데카드·SGI서울보증·예스24 같은 민간기업, 심지어 공공사이트인 '온나라시스템'까지 잇따라 뚫린 바 있다. 올해 1~2월에는 GS리테일에서 개인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해 고객 약 9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고, 지난 5~7월에는 디올·티파니·까르띠에·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사에서도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터졌다. 이처럼 해킹 피해가 산업계 전체로 확산하면서 '한국이 해커들의 타깃이 됐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해커들의 공격 속도와 정교함이 높아지는 데 비해, 국내 보안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의 '2025 유닛 42 글로벌 인시던트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해커 공격의 25%가 다섯 시간 내에 성공하고, 20%는 한 시간 만에 데이터를 탈취한다. 이는 2021년 대비 3배 빠른 속도다. 반면 기업들이 해킹을 탐지하는 데는 평균 6일(S&P 500 기업 기준)에서 9개월(일반 기업)이 소요된다. 쿠팡 역시 해킹 사실을 5개월 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보안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실태조사 결과, 절반 가까운 기업이 보안 관련 예산이 없었다. 예산을 책정한 기업 중에서도 75.8%가 500만원 미만 수준이었다. 1억원 이상 투자 기업은 0.6%에 불과했고, 보안 인력도 평균 1.1명에 그쳤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같은 기업이 반복적으로 해킹 피해를 당한다는 점이다. KISA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회 이상 침해 신고는 510건, 시스템 해킹 재발은 367건에 달했다. 3회 이상 71건, 4회 이상도 31건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 뚫린 기업은 보안 취약점이 해커들 사이에 공유되면서 또다시 표적이 된다"며 "그런데도 사고 후 임시방편으로 땜질식 처방만 하고 근본적인 보안시스템 개선에는 투자하지 않는 기업이 태반"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업비트의 경우 2019년 580억원 규모의 이더리움을 탈취당한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6년 만에 445억원어치의 가상자산을 해킹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 리스크는 기업에 어떤 사고보다도 치명적이다. 단순 비용만으로도 한 순간에 수조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SKT 경우 유심 해킹사고 피해를 회복하는 데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고객 이탈, 기업가치 훼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까지 감안하면 해킹 피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피해를 유발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십 년간 확보해 온 고객과 브랜드 가치가 일순간에 추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KT 경우 해킹 사태 후 가입자가 급속도로 이탈하면서 수십 년간 지켜 왔던 통신시장 점유율 40%가 무너지기도 했다.



기자 이미지

구경모(세종)

정부세종청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