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영남일보 DB
'병역 의무'를 수행할 시기가 도래한 A(23)씨. 병역 이행을 위한 첫 관문인 병역판정검사를 불과 2개월 앞둔 2021년 7월 현역병 복무를 회피하고 싶은 생각에 위험한 선택을 했다. 평소 53㎏을 유지하던 몸무게를 인위적으로 확 줄여 신체 등급 4급(사회복무요원)을 받기로 마음먹은 것.
계획은 단순했다. 단기간 신체를 손상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두 달간 대구 북구에 있는 자택에서 매일 1천회 이상 줄넘기를 했다. 또 검사일이 도래하자 식사량을 확 줄이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 극단적인 방안이었다.
같은 해 9월16일 대구경북병무청에서 실시한 1차 병역판정검사 당시 A씨는 신장 175㎝에 체중 46.9㎏으로 측정됐다. 체질량지수(BMI)는 15.3. 4급 판정 기준(BMI 16) 미만 수치여서 소정의 목적은 달성했다. 2개월 후인 11월29일 받은 2차 병역판정검사(47.8㎏)에서도 BMI는 15.5로 나왔다. 결국 A씨는 4급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며 병역 회피 목적으로 신체 변화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에 송치된 A씨는 결국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대구지법 형사5단독 안경록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체력 증진을 위해 줄넘기를 했을 뿐 인위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병역판정검사 전 친구들과 나눈 메시지 기록과 병역판정검사 당시 소변 검사 결과에 대한 의학 전문가 소견 등에 따라 4급 판정을 받을 의도로 금식 또는 식단 관리나 고강도 운동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안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현역병 복무를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체중을 감량했고, 친구들에게도 이러한 방법을 권유했다"며 "다만, 본래부터 저체중인 상태였고 체중 감량 정도가 다른 유사 사안과 비교해 극히 크지 않은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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