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국민 밉상 기업'으로 찍힌 기업이 있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다. 쿠팡의 패도무쌍 행태는 전방위적이다. 개인정보 '유출'을 '노출'로 윤색하는가 하면, 해킹으로 인한 손해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약관에 넣기도 했다. 쿠팡 탈퇴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록인(lock-in) 효과를 노렸고, 판매촉진비 등의 명목으로 지난해 납품업체들로부터 2조3천억원을 거둬들였으며, 일방적 자체 조사로 '셀프 면죄' 결론을 내렸다. 3천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엔 피해 규모를 3천건으로 공시했다. 5만원 상당의 쿠폰 지급은 보상을 빙자한 판촉 행사 꼼수로 드러났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의 '잠수 모드'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다.
국민 분노는 쿠팡 응징의 당위성을 고양한다. 민주당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정부도 고강도 제재에 나섰다. 집단소송제 얘기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집단소송을 개인정보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집단소송제는 기업이나 특정인의 잘못으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 일부가 다른 피해자를 대표해 가해자를 대상으로 소송하는 제도다. 판결 결과는 소송 당사자뿐 아니라 피해자 전체에 효력이 미친다. 미국은 일찌감치 1938년 집단소송제를 도입했다. 고엽제 소송, 담배 소송 등이 집단소송 형태로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증권 분야에 한해 2005년부터 시행 중이다. 쿠팡 사태가 집단소송제 도입을 촉발할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규완 논설위원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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