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부대 주변 경양식의 부활… 칠곡 ‘돈까스 대전’이 나눔으로 이어져
행사 후 참여 업소 매출 증가… 지역 경로당에 기탁 이어져
가수 슬리피(왼쪽)와 김재욱 칠곡군수가 '돈까스 대전' 참여 업소의 시식 메뉴를 들고 럭키 칠곡 포즈를 취하고 있다.<칠곡군제공>
경북 칠곡군에서 열린 '돈까스 대전'이 참여 업소의 매출 증가와 지역 기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7일 왜관읍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 이후 일부 업소를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면서 외식 관광 자원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한 업체는 지역 어르신을 위한 기탁을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쉐프아이가'는 최근 약목면 경로당에 170만 원 상당의 새우볶음밥 900인분을 기탁했다.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을 수 있는 형태의 제품으로, 지역 어르신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업체 측은 "행사 이후 매출 변화를 체감했다"며 기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한미식당, 아메리칸레스토랑, 포크돈까스, 쉐프아이가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네 곳의 업소가 참여해 블라인드 방식의 시식 평가로 진행됐다. 총 25명이 평가단으로 참여했으며, 청년층부터 외지 방문객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칠곡군이 '돈까스 성지'로 불리게 된 배경에는 미군 부대 주둔이 자리 잡고 있다. 1950년대부터 부대 주변에서 영업하던 식당들이 서양식 조리법을 받아들이며 돈까스, 햄버거, 샌드위치 등 경양식 메뉴가 지역에 정착했다. 이후 각 업소가 조리 방식과 소스를 현지화하며 개성을 키웠고, 이러한 흐름이 누적되면서 칠곡은 외지 방문객이 찾는 이른바 '돈까스·햄버거 명소'로 자리 잡았다.
행사 이후 참여 업소들은 전반적으로 방문객 증가를 체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쉐프아이가 측은 행사 홍보 이후 매출이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고, 다른 업소들에서도 "행사 이후 손님이 늘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대표 메뉴인 '피자 돈까스'로 알려진 쉐프아이는 이번 행사에서 신흥 강자로 주목받았다. 이 업체의 대표 메뉴는 사장의 아내가 어린 시절 즐겨 먹던 맛을 재현해 달라는 요청에서 출발해 수개월의 조리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도 이번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칠곡 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경양식·로컬 메뉴가 지역 방문의 동기가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경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개선된 만큼 외식 기반 단기 관광 수요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SNS 확산으로 외지 방문객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칠곡의 경양식 문화가 젊은 층에게도 콘텐츠로 소비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지역 음식 문화는 미군 주둔 시절부터 이어져 온 역사적 흐름 속에서 형성돼 왔다"며 "대경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더욱 좋아진 만큼 지역의 맛과 문화를 경험하려는 방문이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지역 외식 자원을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준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