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교사가 한다
임성무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입 상임대표·대구 화동초등 교사
윤석열 정부에서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밀어붙였던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 사업은 모두 1조4천93억원의 국고가 투입됐다. 하지만 감사원이 작년 6월에 실시하고 12월에 발표한 'AI교과서 도입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 교육부장관 등에게 6건의 주의를 요구했다. AI교과서 사업은 국회가 작년 8월, AI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법안을 의결하면서 올해부터 학교에서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생중계된 교육부 산하 기관의 업무보고에서는 이 사업을 총괄했던 교육정보원장이 업무보고에서도 뺐다가 교육부장관의 질문을 받고서야 뒤늦게 "겸허히, 깊이 반성한다"라고 대답했다. AI교과서처럼 준비되지 않고, 교육 현장을 배제한 채 교사를 대상화시키며 밀어붙인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어떤 뛰어난 기술이나 도구도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이 무시하면 실패한다. 이런데도 국민 세금 1조4천억(대구교육청 한 해 예산은 4조가량)이 이렇게 낭비되었음에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많은 나랏돈은 어디로 흘러 들어갔을까?.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AI교과서 활용에 앞장서 왔다. 심지어 법안이 통과되었음에도 활용에 앞장서고 있다. 작년 1학기 채택률을 보면 대구를 뺀 전국 평균 채택률이 29.5%인데 비해 대구교육청은 98.9%에 달했다. 2학기 채택률도 81.6%로 전국 최고였다. 그렇다면 활용률은 어떨까?.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세계 최초라고 자랑하던 윤석열 정부의 AI교과서의 활용률은 8%대에 머물렀다. 대구는 몇 %일까?. 현재 강은희 교육감은 국회 교육위원회와 교원 단체로부터도 고발을 당한 상태이다. 그런데도 보도를 보면 강은희 교육감의 고집과 강제 또는 강요가 있었다는 지적에 "교사들의 연수 만족도 조사는 대부분 90% 이상 나온다"고 답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무엇을 보고 이런 인식을 하고 있을까?. 대구교육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런 데 있다. 교육감이 현장을 너무 모르거나, 누군가 조작 거짓 보고를 했거나, 아니면 교사들이 거짓으로 응답했거나, 아니면 찬성하는 사람들을 모아두고 조사를 했을 것이다. 아전인수도 이런 아전인수가 없다. 강은희 교육감은 사과해야 한다.
비판을 더 해보면, 대구시교육청은 IB 교육을 미래형 교육 모델로 제시하며 적극 추진해 왔고, 강은희 교육감을 상징하는 교육정책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운영 학교의 학생,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는 학생들의 90% 이상이 만족한다고 말한다. 대구 전체 학교의 약 30%가 IB교육을 운영한다. 이 정도면 교사 셋이 모이면 한 명은 IB를 말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어느 교사모임에서도 IB교육을 권하거나 자랑하는 교사를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IB학교를 방문했을 때 교사들에게 물어보면 "어차피 하는 수업인데 교사에게 자율성을 주고, 예산도 듬뿍 주니 좋지요"라고 하거나 "선배님 다 아시면서"라고 대답하는 교사들을 만났을 뿐이다. IB학교 교원들은 승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승진가산점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나는 교사들을 가장 값싸게 활용하는 제도가 승진 가산점이라고 생각한다. 승진, 나는 평교사로 40년을 지내오면서 이 승진제도가 우리 교육을 한 발짝도 성장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최교진 교육부장관이 세종시교육감 때 연구 의뢰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IB교육과정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이나 우리나라 학교 교사들이 이룬 교육성과 교육프로그램은 형편이 없을까?.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왜곡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입시제도와 대학서열화, 사회불평등으로 인한 과도한 경쟁교육 때문이다. 많은 교사는 역부족을 느낀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기껏 서울대 합격자 수만 유지하면 평가받는 현실이 학교를 옥죄고 있다. 만약 교사들이 내부자로 나서 고발을 시작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내가 너무 부정적이어서 이런 글을 쓸까?.
지금 우리 교육이 해야 할 가장 큰 정책은 교사를 교육의 중심에 세우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도 다수의 교사들과 협의하는 교육 민주주의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 밀어붙이고 싶은 정책이 있으면 교사들을 설득하는 준비과정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 교사들은 교육전문가이지 교육정책을 강요받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말단 공무원이 아니다. 교육은 교사가 한다. 다시 말하지만, 교사들이 다시 떨쳐 일어나 자신이 교사임을 증명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이 누구나, 모두 빛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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