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시비로 즉발, 가해 학생 무릎으로 가격해
코치는 사건 축소 위해 “공에 맞았다고 해라” 지시
의사 진단서 학폭 정황 확인, 가해 학생 봉사10시간
중학교 운동장 전경.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챗GPT 생성>
대구의 한 중학교 운동부에서 동급생이 또래 학생을 가격해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학생은 평소 일부 운동부 동급생과 선배들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를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5월 30일 해당 중학교 2학년 A군은 방과 후 훈련 과정에서 같은 학년 운동부 소속 B군에게 무릎으로 사타구니를 가격당했다. 당시 두 학생은 훈련 일정과 관련해 말다툼을 했다. 이 과정에서 B군이 먼저 A군의 뺨을 때렸고 A군도 같이 뺨을 때렸다. 이후 B군이 A군의 어깨를 붙잡은 채 무릎으로 공격하면서 사타구니를 가격했다는 게 피해학생 측 주장이다.
피해학생 부모와 학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건 직후 운동부 코치는 A군에게 "축구공에 맞았다고 말하라"며 허위 진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A군은 병원 검사 과정에서 코치의 지시대로 진술했다. 하지만 담당 진료의사가 공에 맞아 생긴 상처가 아닐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 결국 피해학생도 자초지종을 밝히면서 폭력 사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사고로 A군은 전치 6주 진단을 받아 지난해 여름방학까지 정상 등교가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운동부 활동은 아직 중단된 상태다. 피해학생 측은 "아이가 심리적 불안을 호소해 상담치료를 받았다"며 "코치의 사퇴와 가해학생의 전학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교와 지도자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학생 측은 현재 가해학생과 코치를 상대로 민·형사 고발을 한 상태다.
이 사건은 학교폭력으로 신고돼 지난해 7월 21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렸다. 그 결과 가해 학생에겐 교내봉사 10시간 처분이 내려졌다. 대구시교육청 측은 "학폭 심의는 신고된 해당 행위에 대해서만 판단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평소 모욕적 언행이나 코치의 은폐 지시 의혹은 심의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별도로 접수될 경우 추가 심의는 가능하다"고 했다.
학교 측은 코치에 대해선 지도 소홀을 이유로 '학교장 주의' 조치를 내린 상태다. 이 학교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관련 절차에 따라 학폭 심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가 사회봉사 처분으로 나왔다"며 "현재로선 학교 차원의 추가 징계 권한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민·형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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