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세계의 파장, 빛으로 형상화
자연과 예술이 교차하는 숭고한 순간
갤러리 곡신과 몽몽차방서 만나는 신작과 대표작
이정록 'Private Light 36'.<©이정록, 사유원 갤러리 곡신 제공>
대구 군위 사유원이 20일부터 4월12일까지 원내 전시공간 '갤러리 곡신'과 '몽몽차방'에서 이정록 작가 개인전 '하늘, 나무, 사람'을 개최한다.
이 작가는 오랫동안 여러 연작을 통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지점을 탐구해 왔다. 겨울 끝자락, 죽은 듯 마른 가지에서 언뜻 스쳐 지나간 초록의 빛을 보며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세계'를 각성했다. 그가 말하는 빛은 외면을 비추는 조명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아우라와 내면의 파장을 드러내는 숭고한 매개체다. 자연광, 플래시, 서치라이트 등 다양한 광원과 필름, 설치 장치를 넘나들며 실험해온 그의 작품들은 이제 하나의 상징이자 두 세계를 잇는 관문으로 해석된다.
이정록 'Private Light 37'.<©이정록, 사유원 갤러리 곡신 제공>
이번 전시는 2018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전시 이후 대구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그의 개인전으로, 작가의 긴 예술적 여정이 사유원의 자연과 다시 조우한 결정적 순간을 담아냈다. '사유원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된 이번 협업에서 이 작가는 사유원 곳곳의 나무들과 빛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하며 고유한 빛의 형식을 새롭게 확장했다. 지형과 나무, 빛의 방향이 고유의 질서를 이루는 정원인 사유원은, 이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 온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세계'를 포착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거듭났다. 이렇게 탄생한 신작들은 '갤러리 곡신'에서, 그의 대표작들은 '몽몽차방'에서 각각 만나볼 수 있다.
이정록 'Private Light 38'.<©이정록, 사유원 갤러리 곡신 제공>
이정록 작가는 "나는 작품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우리 안에 내재된 근원적인 세계가 맞닿는 지점을 만들고 싶었다. 단순히 자연과의 교감에 그치기보다 우리의 삶과 역사에 개입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파장을 환기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유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자연의 생명력과 인간의 내면이 서로를 비추는 자리에서 비롯된 이정록의 작업으로 구성됐다. 사유원의 풍경과 더불어 단단한 울림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월요일 휴관.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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