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 1,500원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저께 'IMF, 한국 환리스크 경고' 소식까지 겹쳐 시장 불안을 가중시켰다. 정부도 다급해졌다. 1분기 중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증시로 유턴하면 5천만원까지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강달러' 원인으로 지목된 '서학개미'를 향한 러브콜이다. 약발은 미지수다. 고환율 쇼크는 기업에도 예외 없다. 수출증대 효과보다는 비용 상승의 고통이 더 큰 탓이다.
우리의 삶터, 대구경북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상 환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환율 민감도는 유독 높다. 달러 결제 비중이 큰 철강, 기계, 자동차부품, 전자부품, 이차전지소재, 섬유 등 수출 제조업이 산업의 중심을 이룬 탓이다. 원자재를 수입하고 완제품을 수출하는 시스템이 보편화돼 있다. 지역 기업들은 환율 피해 원인으로 주로 '수입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물류비용 증가' 등을 꼽는다. 그렇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 '원가 절감' 같은 보수적 대응에만 매달린다. 지역기업들이 인식하는 적정 환율은 1,250~1,300원 수준이니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
환율 방어는 지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누워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듯 정부 조치만 의지할 순 없다. 대기업은 24시간 환율 모니터링을 하며 다양한 결제 수단을 확보할 역량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런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다. 지역경제 체질 개선과 함께 기업·지자체·정치권의 협력을 통한 환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환율 교육 및 정보 제공 등 지역 차원의 구조적·선제적 대응도 요구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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