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숙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
대구는 매년 1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고 있고, 경북은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이동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 성장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다. 이러한 흐름은 이제 개별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되돌리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
정부는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통해 초광역 단위 경쟁력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지난 16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광주·전남, 대전·충남의 행정통합 선언을 환영하며 정부 차원의 제도적·재정적 지원 방침을 밝혔다. (가칭)통합특별시에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고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며 2027년 본격 추진 예정인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통합 특별시 지역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통합을 선언하고 실행에 나선 지역에는 국가가 분명히 뒷받침하겠다는 신호다.
이에 비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현실은 답보 상태에 있다. 대구·경북 역시 '5극 3특' 지역균형성장의 한 축이며, 행정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오래전부터 형성돼 왔다. 그럼에도 실제 추진 과정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다. 인구, 산업, 교통, 교육, 의료를 하나의 생활권이자 경제권으로 재설계하는 국가 전략이다. 대구·경북은 이미 산업과 생활권이 긴밀히 연결된 대표적인 초광역 권역으로, 행정통합을 통해 구조적 전환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구의 모 국회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으니 시도민에게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힘의 부족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과 실행의 문제다. 통합 선언 이후에도 법·제도 정비, 권한 이양, 재정 설계, 주민 공론화 가운데 어느 하나 명확한 로드맵조차 제시되지 않았다.
통합 의지를 행동으로 옮긴 지역은 앞으로 나아가고, 선언과 언급에만 머문 지역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지금 대구·경북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치적 힘이 아니라, 시민 앞에 내놓을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그에 대한 책임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5극 3특' 지역균형성장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 과제다.
지금이야말로 대구·경북 정치권, 특히 지역 국회의원들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응답해야 할 때다.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다. 대구 경북의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은 대구 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정종숙<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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