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마지막 절기 대한이 지난 요즘에도 가로화단에는 남천·꽃댕강나무·인동덩굴 등이 잎을 달고 있다. 이들의 잎은 사철나무나 목서 등 상록수의 잎과 달리 죽은 것인지 살아있는 것인지 모호한 색을 하고 있다. 양지 바르고 바람을 덜 타는 곳에 있는 나무의 잎은 비교적 푸른 색을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곳의 나무는 잎이 대부분 떨어진 모습이다. 상록수도 낙엽수도 아닌 반상록성 식물이다. 남쪽에서는 사철 푸른 잎을 자랑하고 추운 지방에서는 낙엽수의 특징을 보인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남천은 머리에는 붉은 열매를 무겁게 이고 있으며 잎은 붉기도 하고 푸르기도 하다. 남천은 원산지인 중국의 남부지방, 남쪽(南) 하늘(天)을 나타내는 이름을 갖고 있다. 머리에 이고 있는 붉은 열매가 촛불과 닮았다고 하여 남천촉(爥), 줄기와 잎의 모양이 꼿꼿한 대나무를 닮았다고 남천죽(竹)이라고도 부른다.
댕강나무는 가지를 자를 때 댕강댕강 잘 부러진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인동과의 댕강나무속에는 잎의 맥과 가장자리에 털이 있는 털댕강나무, 울릉도에 분포하는 섬댕강나무, 줄기에 6개의 줄이 뚜렷한 줄댕강나무, 분홍색 꽃이 피는 꽃댕강나무가 있는데, 이 중 꽃댕강나무가 반상록성이다.
인동덩굴의 이름은 겨울(冬)을 견뎌(忍)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흰 꽃과 노란 꽃을 동시에 달고 있어서 금은화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먼저 핀 꽃이 점차 노란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며칠째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제법 매서운 추위가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이게 정말 겨울다운 추위인지는 의문이다. 화단의 남천 잎이 여느 해보다 더 푸르니….
이하수 기자·나무의사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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