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어제 김건희 여사에 대해 징역 1년8개월과 1천281만5천원을 추징한다고 선고했다. 김 여사와 관련된 3개 재판 중 가장 빠른 1심 판단이었고,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실형을 선고받은 헌정사 첫 사례였다. 그러나 특검의 구형(징역 15년,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천864만원)과는 괴리가 컸다. 특검의 뼈아픈 패배라는 데 이설 없다. 김건희 특검이 김 여사를 포함해 총 20명을 구속하고 66명을 재판에 넘겼으나 시작만 요란했을뿐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에 그치는 건 아닐까. 특검이 김 여사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치적 공동체로 규정한 만큼 향후 윤 전 대통령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재판부는 (1)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제공 (3)통일교 알선수재 등 3가지 혐의 중 (1) (2)에 대해서는 무죄, (3)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1년 8개월 징역형'은 앞으로 집행유예도 가능한 형량이어서 법조계의 일반적인 예상을 벗어났다는 게 중평이다. 물론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특검이 항소를 결정한 건 불가피해 보인다. 이 재판 이외에도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매관매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재판받고 있으니 지켜볼 일이다.
김 여사는 선출되지도, 임명되지도 않았지만 남편인 대통령에 버금가는 권력을 향유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속에 국력이 소모되고 적잖은 사회적 갈등을 일으켰다. 결코 사인의 범죄나 단죄에 그칠 일이 아니다. 역사에 영원히 기록해 후대의 경계로 삼아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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