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연설서 ‘원점 재검토’ 시사, 10일 법안 심사 앞두고 지역사회 파장
호남·충청 등 타지역과 달리 ‘속도조절’ 주문에 경북 정치권 “고립 자초” 우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 등 3개 광역권의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오늘(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느닷없이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속도가 빨라진 행정통합부터 '지방 혁명'의 차원에서 논의의 테이블에 올리자"고 제안했다.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이미 국회에 발의된 마당에 이제 와서 뒤늦게 논의하자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촌각을 다투는 행정통합이 정쟁의 대상이 되지나 않을까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저와 우리 당은 이미 대전·충남 통합의 물꼬를 트고 행정통합의 선도 모델이 될 특별법을 발의해 놓았다. 뒤늦게 이재명정부에서 내놓은 행정통합 방안은 통합의 요체인 중앙행정 권한 사무의 지방 이전과 지방재정 분권에 있어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선거공학적 졸속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돈 퍼주면서 껍데기만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지방분권의 정신에도 역행하는 일"이라며 "태스크포스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찾자"고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선 TK를 무시한 발언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현재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지역 정치권은 '일단 행정통합부터 먼저 추진하고 제도 정비는 그 다음에 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날 장 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자'는 것으로, 지금까지 진행돼 온 절차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TK 한 국회의원은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오늘 장 대표의 말은 TK 행정통합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로 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TK 정치권이 왜 모두 침묵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당 대표가 내놓은 메시지에 지역 정치권이 침묵만 하고 있는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 제1소위는 오는 10일 오전 회의를 열고 현재 국회에 발의된 행정통합 관련 3개 특별법(대구경북·광주전남·대전충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3개 특별법은 똑같은 조건으로 상임위에 올라간다"며 "같은 선상에서 심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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