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충전·결제까지 1분 남짓…판매점보다 빨랐지만 한도는 5천원
주말은 막히고 온라인 5% 상한…‘언제든 구매’ 기대엔 제동
판매점은 매출 걱정, 이용자는 편의 환영…명당 심리는 변수
9일 낮 기자가 스마트폰으로 처음 구매한 '로또6/45' 모바일 티켓 화면. 동행복권 모바일 웹에서 본인 인증과 예치금 충전 절차를 거쳐 자동 선택 방식으로 5천원어치를 구매하자 전자 영수증 형태의 티켓이 즉시 생성됐다.강승규 기자
9일 낮 1시, 기자는 스마트폰으로 처음 로또를 사보기로 했다. 포털 검색창에 '동행복권'을 치자, 모바일 웹이 바로 떴다. 첫 화면 상단엔 '로또6/45 바로구매'라는 초록색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클릭하니 가장 먼저 요구된 것은 회원가입과 본인 인증이었다. 네이버 인증과 휴대전화 인증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안내창이 떴고, 기자는 휴대전화 인증을 선택했다. 주민등록번호 입력 없이도 30초 만에 인증 절차가 끝났다.
다음 단계는 예치금 충전. 모바일 구매는 현금이나 카드 결제가 아닌 '예치금 방식'으로만 가능했다. 케이뱅크 계좌가 있으면 간편충전, 없으면 가상계좌 입금을 이용해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기자는 케이뱅크 계좌가 없어 가상계좌를 선택했다. 화면엔 즉시 개인 전용 계좌번호가 생성됐고, 5천원을 이체하자 10여 초 만에 충전 완료 알림이 떴다. 수수료는 없었다.
이제 본격적인 구매 단계만 남았다. 번호 선택 화면은 오프라인 용지와 거의 유사했다. 자동·수동·반자동 중 고를 수 있었고, '자동' 버튼을 누르자 6개 숫자가 순식간에 채워졌다. '구매하기'를 누르니 "회차당 1인 구매 한도 5천원"이라는 안내 문구가 다시 나타났다. 더 사고 싶어도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 결제 버튼을 누르자 전자 영수증 형태의 티켓이 화면에 저장됐다. 접속부터 결제까지 걸린 시간은 1분 남짓, 판매점에서 줄을 서는 시간보다 훨씬 짧았다.
편리하긴 했지만 제한도 분명했다. 토요일 등 주말엔 모바일 구매가 막혀 있다는 안내가 눈에 띄었다. 또 온라인 판매액이 전체 로또 매출의 5%에 도달하면 즉시 판매가 중단된다는 경고 문구도 반복됐다. '언제든 살 수 있는 로또'라기보단 '정해진 틀 안의 로또'에 가까웠다.
같은 날 오후 명당으로 소문난 대구 달성군 유가읍 한 복권 판매점 앞에도 가봤다. 여전히 긴줄이 늘어섰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날 스마트폰 구매가 시작된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적잖았다. 판매점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38)씨는 "앱으로 살 수 있다면 굳이 현금을 찾지 않아도 돼 편할 것 같다"면서도 "한 번에 5천원만 된다는 건 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판매점주들의 표정은 미묘했다. 달성군에서 20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점심시간에 잠깐 들러 한 장씩 사가던 손님이 줄까 걱정"이라며 "특히 젊은 층은 대부분 모바일로 넘어갈 것 같다"며 걱정했다. 반면 또 다른 점주는 "당첨 이력이 있는 가게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로또는 아직도 '명당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편의 확대와 사행성 억제의 균형'을 거듭 강조한다. 올 상반기 시범 운영 기간 동안, 1인당 구매 한도를 5천원으로 묶고, 주말 모바일 판매를 차단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온라인 비중이 전체의 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접 이용해본 '모바일 로또'는 분명 빨랐다. 지갑을 열 필요도, 판매점을 찾을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여기까지만'이라는 보이지 않는 선이 곳곳에 그어져 있었다. '손안의 로또'가 일상이 될지, 제한된 보조 창구에 머물지는 하반기 제도 보완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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