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대출 조건 600만원짜리 회원가입 유도
'회원권 해약 가능' 가짜 계약서로 속여
수수료 챙긴뒤 도주…납골당 공모 의혹
납골당 회원증서를 담보로 한 사채업자들의 대출에 속아 피해를 입는 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납골당 대출을 하면서 해당 납골당과 대출기관인 신용금고 등이 브로커로 활동하는 사채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생활정보지에 '월 4만~5만원 이자면 대출 OK' '주부대출 가능' 등의 광고를 낸 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납골당 대출이 이자가 가장 싸다며 유인, 수수료 40만~50만원만 챙긴 뒤 사무실 문을 닫고 사라지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들은 100만원을 대출받으려면 600만원짜리 납골당 회원증서가 필요하다며 계약서에 사인하라고 한 뒤, 이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납골당이 필요 없을 경우 160만원을 내면 언제든지 해약이 가능하다'고 적힌 가짜 계약서를 추가로 보여주면서 안심시키고 있다. 따라서 대출을 받기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은 40여만원의 수수료를 뺀 120여만원만 받지만 실제로는 600만원짜리 납골당 회원증서 수령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사채업자를 통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원금 600만원과 이자를 모두 갚아야 한다.
사채업자가 대출 후 사무실을 폐쇄한 뒤 달아남에 따라 하소연할 데가 없는 사람들은 600만원을 갚지 못한 나머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 견디다 못한 피해자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까지 결성하는 등 추가 피해자 발생을 막는 한편, 수사에 나서줄 것을 사법당국 등에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해 납골당 대출을 받은 주부 정모씨(28·대구시 수성구 중동)는 "100만원을 한 달 가량 쓰기 위해 사채업자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납골당이 필요 없을 경우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던 계약서는 가짜였다"면서 "납골당측을 경찰에 사기죄로 고소했지만 납골당 관계자들은 600만원이 적힌 계약서만 제시하면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진술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원금과 늘어난 이자를 포함, 모두 700만원을 갚지 못해 최근 신용불량자가 됐다.
문제는 사설 납골당이 난립하면서 일부 납골당 업주와 신용금고 등 제2금융기관이 짜고 사채업자를 브로커로 동원한 뒤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상대로 편법 대출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납골당 회원증서 담보 대출의 경우 금융기관 대부분이 한도를 300만원으로 정하고 있지만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해당 납골당 대출금액은 600만원인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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