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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인터넷 시대 조폭세계도 바뀐다

2007-01-17

규모·싸움질보다 사업 마인드…돈 잘 버는 신흥 조직이 떠올라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자 조폭세계도 변하고 있다.

싸움 재주와 조직원 수를 자랑하고 술집과 시장 뒷골목을 누비던 조폭은 지고, 사업 마인드로 무장한 신흥조직이 뜨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도박 PC방 체인점'이 그 대표적. 체인점 본사를 맡은 군산그랜드파는 서울에 근거지를 두고 있지만,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조직이다.

조직원 수는 별로 많지 않지만,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가 매일 작성하는 조직폭력 동향보고 1순위에 올라 있다. 기존의 내로라하는 폭력조직을 따돌리고 검찰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합법을 가장한 사업수단 때문이다.

군산그랜드파는 도박 PC방 체인점 운영으로 1년 만에 60억원의 목돈을 벌었다. 이 액수는 검찰이 밝혀낸 수치에 불과하고, 실제 올린 수익은 그 몇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큰 돈을 긁어 모은 것은 도박 PC방 시장이 그야말로 암흑가의 '블루오션'인 탓도 있지만,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폭력조직의 속성이 십분 발휘됐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이뤄지는, 달라진 조폭문화를 이용한 셈이다.

예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군소 폭력조직인 삼미파가 대구지역 거대 폭력조직을 제치고 도박 PC방 체인점 대구·경북 총판이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미파 두목 노모씨(42)는 소문난 마당발이다. 총판 책임자는 조직의 규모보단 인적 네트워크가 더 중요한 자리다. 노씨가 발탁된 것도 이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유명 폭력조직이 시골의 삼미파 하부조직인 도박 PC방 가맹점 역할에 그친 것도 조폭사회의 달라진 '능력에 따른 역할론'을 대변한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서울의 두목'이 '전국의 두목'인 시대는 지나고 사업성 있는 아이템을 개발한 조직을 중심으로 하도급과 재하도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공간의 개념이 무의미한 인터넷의 발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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