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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박물관서 종교를 만난다

2012-07-05

대구·경북지역 종교박물관과 소장된 자료

대구·경북에는 다양한 종교박물관이 있다. 종교와 관련된 귀중한 사료를 한곳에 모은 이들 박물관을 통해 지역에 각 종교가 전파된 과정을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가톨릭·기독교·불교 등 다양한 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다. 지역의 종교박물관은 어디에 있으며, 어떤 자료를 소장하고 있을까.



종교박물관서 종교를 만난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 코미넷관을 찾은 한 모자가 수녀의 안내를 받아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 황인무 인턴기자 him7942@yeongnam.com

■ 가톨릭<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 코미넷관>

1915년 프랑스 신부가 건립

당시 수녀의 생활상 그대로…

대구시 중구 남산동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에 있는 코미넷관은 대구시 문화재자료 제24호로 지정돼 있다. 프랑스 출신의 드망주 신부가 1915년 건립한 이 건물은 대구 가톨릭의 역사가 고스란히 퇴적된 근대문화유산이다.

한국명으로 안세화인 드망주 신부는 1898년 우리나라에 와서 1911년 대구교구를 창설하고, 초대 교구장이 됐다. 당시 드망주 신부는 고아와 노인을 돌보고 의료사업을 담당할 수녀를 파견해줄 것을 프랑스 성바오로 수녀회에 요청했다. 이어 1914년 수녀 파견이 결정되자 수녀원 건축을 시작하고 이듬해인 1915년 코미넷관을 완성했다.

코미넷관은 국채보상운동의 주역이었던 서상돈이 땅을 기증해 만들어졌다. 1915년 건축 당시에는 예배실과 유아원, 침실, 식당, 창고 등으로 사용됐다. 1927년 오른쪽 아케이드에서 북쪽으로 성당을 증축하기도 했다. 로마네스크와 고딕미술 양식을 따른 이 건물은 서구의 근대건축양식과 함께 벽돌 제조 및 조적 기술을 대구에 알렸다는 의미가 있다. 지금도 건립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코미넷관에는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와 대구 천주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료가 전시돼 있다.

한국 천주교 초창기 수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책상과 의자, 현미경, 세면대 등도 볼 수 있다.

권 카탈리나 수녀는 “더 많은 자료와 유물이 있었는데, 미처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해 처분한 것이 안타깝다. 수녀원 건물이라서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에 대구시 등과 협의해 누구나 관람하기 쉽도록 출입구 등을 조정할 계획”이라며 “현재는 사전에 관람 요청이 있으면 수녀들이 직접 안내와 설명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박물관서 종교를 만난다
동산의료원 의료선교박물관소장품인 ‘Holy Bible’. <의료선교박물관 제공>

■ 기독교<동산의료원 의료선교박물관>

매달 3천∼5천명이 관람

‘잘 가꾼 문화유산’에 지정

1893년 대구에는 ‘미국약방’이라고 불리는 진료소가 있었다. 미국 출신인 베어드 목사가 운영하던 약방은 1899년 제일교회 구내에 ‘제중원(濟衆院)’이란 간판을 내걸고 본격적인 진료활동을 시작했다. 이 약방과 제중원이 동산의료원의 전신이다.

동산의료원 남문을 통과한 뒤 구름다리를 지나면 2층 벽돌집 세 채가 서있다. 동산의료원은 개원 100주년을 맞이하던 1999년 선교사 사택 세 채를 의료선교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한 뒤 지난 한 세기의 의료·선교·교육·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를 전시하고 있다. 의료선교박물관은 현재 매월 관람객 3천∼5천명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았으며, 2007년 내셔널트러스트로부터 ‘잘 가꾼 문화유산’에 지정되기도 했다.

특히 의료선교박물관은 기와 지붕에 붉은 벽돌로 건축돼 한국전통과 서구문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금은 대구시 문화재로 지정돼 대구지역 근대화의 발자취를 전해주고 있다. 또 대구시에서 추진하는 근대문화역사거리 조성사업과 맞물려 의료선교박물관 일대가 역사적인 문화거리로 재조명되고 있다.

영남지역 최초의 처녀 순교자인 마르타 스윗즈의 이름을 따 ‘스윗즈 주택’이라고 불리는 의료선교박물관 1층에는 간행된 지 130년 된 성경 ‘Holy Bible’을 비롯해 선교 유물와 기독교의 전래과정 등 한국 및 영남지역 기독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자료가 전시돼 있다. 2층에는 3천500년 전 모세시대 등잔과 성막 모형 및 이스라엘 현지에서 구한 구약과 신약 관련 소품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선교박물관 관계자는 “전국 곳곳에서 기독교 연구가와 교회 관계자, 신학생 등이 꾸준히 찾고 있다. 고풍스러운 외경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분에 예비 신혼부부들의 웨딩촬영지와 드라마 및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박물관서 종교를 만난다
은해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된 추사 김정희의 글씨 '불광' <은해사 성보박물관 제공>

■ 불교<동화사 및 은해사 성보박물관>


추사 김정희의 글씨 소장

고려 소조나한상 등 눈길

조계종은 전국에 25개의 교구본사 사찰을 두고 있다. 그 지역의 대표사찰을 뜻하는 교구본사는 각 교구에 속해 있는 사찰과 암자 등을 관할한다. 교구본사에는 그 지역의 중요한 불교 유물을 전시한 ‘성보박물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사찰의 역사와 호국불교의 전통을 이어온 우리 선조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영천에 있는 조계종 10교구 본사인 은해사에는 추사 김정희의 올곧은 정신과 웅혼한 기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현판이 있다. 다만 지금까지 추사가 은해사에 있는 현판 가운데 ‘은해사(銀海寺)’ ‘대웅전(大雄殿)’ ‘불광(佛光)’의 글씨를 쓴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중에서 ‘은해사’는 석재 서병오의 글씨인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이밖에도 은해사 성보박물관은 은해사의 역사와 변천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고려시대 소조나한상을 비롯해 조선시대 목조여래좌상과 신중탱 복장품, 그리고 대중을 불러모으거나 급한 일을 알리는 데 사용한 보물 제1604호 ‘금고(金鼓)’ 등을 전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조계종 9교구 본사인 동화사에도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유물이 여러 점이 전시되고 있다. 동화사 성보박물관은 사명당 유정 진영(보물 제1505호), 대구 동화사 목조약사여래좌상 복장 전적(보물 제1607호), 대구 동화사 아미타회상도(보물 제1610호) 등을 소장하고 있다.

동화사 성보박물관은 뜻있는 스님들의 발의와 국고 지원 등을 통해 2007년 10월20일 개관됐다. 개관 이후 특별전과 기획전 등을 통해 불교를 알리는 불교문화 전문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강좌와 체험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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